무증상·경증환자 많아지는데…병상 부족 대비해야

병상 가동률 60% 돌파…수도권 재택치료 고심
"재택치료 위험…입원 환자 치료제 투여 늦다"
"확진자 증가하면 대책 없다…발상의 전환 필요"

입력 : 2021-07-24 오전 6:00:00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인재개발원에 마련된 코로나19 확진환자 격리시설인 한전생활치료센터. 사진/서울의료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상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또 다시 커지고 있다. 대안으로 재택치료가 언급되는 가운데, 연령대와 기저질환 유무로 대상자를 신중하게 선별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도 나온다. 대규모 체육시설을 활용하는 등의 방안도 제시된다.
 
2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66.4%로 확인됐다.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약 30%만 채워져 여유가 있지만, 준-중환자 병상은 412개 중 159만 남은 상태다.
 
생활치료센터에는 코로나19 환자 중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이들만 입소한다. 대학교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면서 병상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무증상·경증환자 증가폭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수본 브리핑 내용을 보면생활치료센터 병상은 전날 대비 15명 증가했지만 입소 환자가 307명으로 크게 늘었다.
 
생활치료센터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재택치료가 거론되기도 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 이외에 다른 지역의 생활치료센터를 전국적으로 동원하든지 혹은 일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증상 1인가구에 대한 재택치료 방식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택치료 자체가 위험하다고 전제한 뒤 "30대 미만에만 재택치료를 적용하되 천식이나 면역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으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야 한다"라며 "재택치료 시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잴 수 있는 기구를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병상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으로 빠른 치료제 투여를 제안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환자가 전문 치료를 받기 위해 병동에 입원한 뒤 치료제를 투여하면 이미 늦다"라며 "생활치료센터에 상주하는 의료진이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한 시간만 주사하면 며칠 새 호전돼 퇴원하고, 이런 순환 구조가 생기면 병상 가동률도 좋아진다"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치료 공간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에선 이미 뉴욕 센트럴파크나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 특별 병동을 마련한 사례가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고령층 백신 접종이 이뤄져 요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없지만 병상이 부족해 사망자가 생기면 큰 일"이라며 "코엑스나 장충체육관 같은 시설을 빌려 병동으로 활용하면 의료진도 많이 필요하지 않아서 작년에도 건의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젊은층, 소아청소년 감염자까지 발생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3000~4000명 규모로 늘어나면 대책이 없다"라며 "병상 부족에 미리 대응하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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