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최근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 접종)을 추진하면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몸값이 치솟고 있다. 경쟁사 백신 대비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이들의 백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공급단가가 올라가면서 관련주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백신 제조 제약사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는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백신 가격을 인상했다. 화이자는 최근 EU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계약에서 가격을 기존 대비 25% 이상 올렸고 모더나도 10% 이상 인상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 공급되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1회분의 가격은 15.5유로(약 2만1000원)에서 19.5유로(약 2만6700원)로 올랐다. 모더나 백신도 1회분 가격 22.6달러(약 2만6000원)에서 25.5달러(2만9400원)로 상승했다.
이들 백신의 가격 인상은 최근 백신 수급 상황과 예방 효과 등이 뛰어나다는 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경쟁사 대비 예방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백신 수요가 급증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주가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화이자는 지난 한달 동안 주가가 10.9%가량 뛰었다. 모더나는 약 50%가 급등했다.
실제로 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올려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260억 달러(약 29조8300억원)에서 335억 달러(약 38조4400억원)로 상향했다.
존슨앤드존슨(J&J)도 실적 전망치를 상향한 바 있다. J&J는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최대치로 946억 달러(약 108조7000억원)를 제시했다. 종전 최대치는 916억 달러(약 105조3000억원)였다.
이러한 흐름에 국내 백신 위탁생산(CMO)업체 실적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각국에서 '부스터샷'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들의 백신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이달 1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으며, 영국도 내달 초부터 50대 이상 성인과 면역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에 나선다.
영국의 3차 백신은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이 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백신 효력이 나타날 수 있도록 12월 초까지 접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럽국가 중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스페인도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7월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의 한 백신 접종소에서 한 여성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