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던 한국 레슬링 간판 류한수(33·삼성생명)가 16강전에서 패했다.
3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16강 경기에 나선 류한수는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를 만나 6-7로 아쉽게 패했다.
류한수는 경기 시작 20초 만에 메치기를 당해 4점을 내주고 이후 그라운드 기술로 2점을 내주며 0-6으로 뒤처졌다. 2피리어드에 들어서 류한수는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경기 종료 1분 20여초를 남기고 태클에 성공한 류한수는 2점을 얻어 2-6으로 따라갔다.
1분 7초를 남긴 시점에서 류한수는 다시 태클을 성공해 3-7로 추격했다. 류한수는 경기 종료 16초를 남기고 태클에 성공하며 6-7까지 쫓아갔으나 시간이 부족해 결국 패배했다.
아직 류한수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엘 사예드(이집트)가 결승에 오른다면 패자부활전 진출권을 얻어 동메달 획득이 가능하다. 사예드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류한수는 완전히 탈락한다.
류한수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주저앉아 1분 40여초동안 눈물을 흘린 뒤 “죄송하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 그래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는데 경기 초반 대량 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중반 상대 선수가 지쳤다고 생각해 '할 수 있다'는 말을 계속 되뇌며 경기에 임했는데, 부족한 결과가 나왔다”며 “후배들과 약속한 게 있는데, 그걸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래서 눈물이 난다”고 자책했다. 이어 “훌륭한 후배들이 많으니, 올림픽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려 한다"며 "부디 후배들이 한을 풀어주면 좋겠다”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 이번 대회 레슬링 종목에 출전권을 류한수를 포함해 2명만 따냈다. 수년간 쌓인 선수 수급 문제와 도쿄 본선 준비 과정에서 코로나19에 선수단이 집단 감염되며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이미 그레코로만형 130kg급 16강에서 김민석(28·울산남구청)이 탈락했다. 만약 류한수마저 탈락이 확정되면 효자종목인 레슬링에서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양정모 금메달, 정해섭 동메달) 이후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에 실패한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7㎏급 류한수가 7월30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