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2분기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중국업체가 치고 올라오고 애플까지 이번에 순위권에 드는 등 현지 주도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베트남 시장 점유율 37%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동기(39%)보다 다소 점유율이 떨어졌으나 갤럭시M31·갤럭시A12·갤럭시 A02a 등 보급형 모델들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했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데 따른 결과다.
삼성에 이어 샤오미가 지난해 동기 대비 7%포인트 성장한 17%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고 중국업체 오포(16%)와 비보(12%)가 뒤를 이었다. 오포는 지난해 2분기만 해도 25%로 2위였으나 이번에 샤오미에 자리를 내줬다.
샤오미는 홍미9 시리즈와 홍미노트10 시리즈 등을 앞세워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오포와 비보는 중저가 라인업을 내세워 현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주목할 것은 5위에 오른 애플이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애플은 상위 5걸 안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이번 분기 7%로 선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베트남에서 계속 좋은 성과를 거두며 5위에 올랐다"며 "베트남 소비자들이 애플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급형 위주였던 현지 소비자 기호가 최근 프리미엄폰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1위를 지켰으나 3개 중국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45%에 달해 삼성의 입지를 뛰어넘는다. 삼성으로서는 애플까지 시장에 가세한 만큼 앞으로 더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시장은 이미 5세대(5G) 시험을 시작했다. 5G 네트워크를 갖추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으나 계속 발전 중이다. 현재 베트남 시장 내 5G폰 비중은 14% 정도로 현지 통신 사업자들은 최근 5G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 현지 시장에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폐쇄의 영향으로 온라인 채널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14%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 경제적 안정성 향상 등의 요인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