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호텔신라(008770)가 올해 2분기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게 지급한 수수료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심화하는 따이궁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수익원 창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매출을 올릴 채널을 찾기 힘든 상황이지만, 할인 마케팅 등으로 인한 마진율 하락이 불가피해 장기적인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올해 호텔신라 2분기 전체 매출액의 4분의 1에 달하는 2320억원을 따이공에게 수수료로 지급했다. 코로나19로 면세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1분기 4.3%였던 알선료율은 2분기 30%까지 치솟았다. 다만, 신라면세점은 대형 따이궁 대비 알선료가 낮은 소형 따이궁 판매 비중을 확대해 시내 면세점 수익성은 5%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과도한 따이궁 의존으로 인해 수익성이 꾸준히 악화하면서 신라면세점은 최근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과 양국 면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중국판 하와이'로 불리는 중국 하이난성 면세 시장에 진출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MOU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 특히 하이난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면세점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MOU를 통해 신라면세점과 하이요우면세점은 추후 합작사 설립을 통해 상품 소싱, 시장 개발, 인적 자원 교류, 상품 공동개발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 사진/신라면세점
증권가에선 신라면세점의 중국 진출에 대해 리스크가 낮아 사업 규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지영 IBK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들 가운데 중국 시장 리스크에 대한 가장 빠른 대응력을 보여 하반기에도 시장대비 영업 우위를 보이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이 진출하는 하이난성 면세 시장은 지난해 7월1일 면세 한도를 1인당 약 10만 위안으로 3배 가량 올리고, 하이난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6개월 이내에 온라인 등 면세 쇼핑을 허용하는 중국 정부 지원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하이난 면세 시장 매출이 600억 위안(10조 2996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면세점 시장은 국내 기업이 직접 진출하기 어려워 현지 업체와 MOU 체결 등 간접 진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004170)면세점은 2015년 중국 하이난면세점과 5년 단독 물건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하이난면세점이 최종적으로 특허권을 취득하지 못하면서 유야무야됐다. 또, 하이난성의 면세품 판매 규모와 구매자 수가 급증하면 결국에는 한국 관광이 줄면서 면세점 외국인 방문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