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혜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하면서 제3지대가 다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접촉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로서 제3지대 플랫폼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김동연 부총리 정도 함께 하실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이번 주 중 적극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진행돼 있지 않지만, 소통을 진행해본다는 설명이다.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따로 입장을 조만간 정리해서 밝힐 예정"이라며 "제3지대에 안 대표가 대선 출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견해이고 관련된 부분을 계속 이야기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야권은 다시 분열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단일화에 나서야 할 상황이 벌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정국에서 1, 2당이 박빙의 선거를 치르는 구도가 나타나기 때문에 제3지대 후보는 당연히 엄청난 영향력, 결정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합당 결렬의 원인을 이준석 대표의 태도 문제로 지목하기도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표가 직접 협상을 하겠다고 하면서 워낙 자신 있게 이야기를 했었다"며 "저희는 정말 그걸 믿고 있었는데 공격하고 끊고 일주일이 지나니 (국민의당 측에서) 협상 결렬 선언을 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반대로 가버렸다. 이 대표의 판단에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재협상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일합을 제대로 겨뤘던 때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대선이 있었던 2012년"이라며 "지금 안 대표가 가진 지분은 그보다 훨씬 높다. 안 대표와는 결국 같이 가야 하고 점점 가치를 높게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대선 독자 출마에 대해 "과거와 같은 힘은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우리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그런 위치에 있는 건 틀림없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내부 의견을 수렴해 안 대표의 독자 출마에 대한 고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도 새로운 고민을 시작하신 것"이라며 "저희 같은 경우는 당원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그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안 대표와 추가 대화 등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저희는 국민의당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려는 준비가 다 돼 있었다. 그런데 아예 (합당)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진정성이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어 안 대표 대선 독자 출마에 관해 "사람들이 관심을 크게 두지 않을 것 같다"며 "이번 대선은 제3지대가 힘을 거의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혜현 기자 moo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