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20대 장애인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여 숨지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천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26일 인천 연수구 소재 장애인주간보호센터와 연수구청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시설 관계자의 업무용 컴퓨터와 휴대전화, 현장 폐쇄회로(CC)TV, 상담일지 등을 확보했다. 또 해당 시설과 위·수탁 계약을 맺은 연수구를 상대로 관련 서류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관계자 4명을 입건한 경찰은 압수한 자료 등을 분석해 업무상 과실 여부와 시설 운영 관리상 문제점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해당 복지시설의 사회복지사 B씨 등은 지난 6일 오전 11시 45분쯤 해당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1급 중증 장애인인 20대 A씨에게 강제로 떡볶이와 김밥 등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점심 식사 중 쓰러졌고, 응급 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12일 숨졌다.
당시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면 시설 관계자들이 식사를 거부하는 A씨를 붙잡아 어깨를 누르며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장면과 A씨가 음식을 거부하고 다른 방으로 이동한 뒤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A씨 유족은 시설 종사자들이 음식을 억지로 먹이다가 A씨가 질식해 숨졌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A씨 기도에서 발견된 4㎝ 크기의 떡볶이 떡 등 음식이 나왔다는 점을 들고 있다. A씨 부모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렸다. 이날 현재 5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 등을 분석해 업무상 과실 여부와 시설 운영 관리상 문제점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 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폐쇄회로(CC)TV에 찍힌 식사 장면. 사진/보배드림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