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이 철군 시한을 이틀 남겨둔 2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추가 자폭 테러 위험이 있는 차량을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3~9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빌 어번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은 오늘 카불에서 무인기(드론)로 차량을 공습,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대한 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맞혔다는 걸 자신한다”면서 “중대한 2차 폭발이 일어나 차량에 상당량의 폭발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인 피해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징후는 없다면서 “우리는 잠재적 향후 위협을 바짝 경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습 과정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CNN은 미국의 이번 공습으로 6명의 어린이 등 한 가족 9명이 사망했다고 사망자의 가족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중 두 살배기가 둘, 세 살배기와 네 살배기가 각각 하나씩 포함돼 있다고 CNN은 전했다.
AP통신은 아프간 당국자를 인용,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에는 민간인이 최소 6명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해당 차량에 한 차례만 공습했다”면서 공습에 따른 2차 폭발이 인근 건물에 피해를 줬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은 드론 공습에 의한 직접적인 희생자인지, 차량의 2차 폭발에 따른 희생자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국방부의 한 관리는 초기 보고들에 따르면, 공습의 목표물(차량)에는 다수의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탑승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고, 차량폭탄이거나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분자가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IS의 카불 공항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지고 아프간 주민 17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카불 공항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27일 동부 낭가하르주 지역을 공습해, 이슬람국가 호라산 간부 2명을 제거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도 카불에서 공습했다.
31일 시한을 앞두고 28일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 수송기 1대가 이륙하고 있다.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미군 13명의 유해가 이날 미국으로 향하는 등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민과 아프간 민간인들의 대피 작전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미 국방부는 대피 작전을 지원하는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철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