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북 압박'에 방점이 찍힌 외교·안보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최 전 원장은 "9·19 남북군사합의가 우리 안보에 족쇄가 되지 않도록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2일 오전 여의도 대선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겠지만, 대화를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원장은 "북한의 장사정포 방사포가 수도권을 겨누고 있지만, 남북 군사 합의로 북한의 도발 동향을 사전 탐지할 감시 정찰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남북 군사합의는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미명 하에 북한의 기습적 적대 행위를 더욱 용이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했다.
또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연합훈련을 적대 행위로 규정해 이를 시비할 빌미만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9·19 남북 군사합의를 전면 재검토해 그 합의가 우리 안보의 족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북핵 문제 해결에도 '압박'을 통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겠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김정은은 핵무기가 김씨 3대 세습 정권을 지켜줄 보검이 아니라 체제 종말을 재촉할 흉기임을 깨닫기 전에는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욱 강력하고 실효적인 압박을 통해 핵무장이 경제 발전과 체제의 안전을 가로막는 주범임을 확실히 깨닫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경우에는 새로운 미래를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과거 보수 정부의 '선 비핵화, 후 대화' 기조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특히 최 전 원장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고 북한 주민을 배려하는 대북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동참하고, 북한인권특사도 임명하겠다고 했다.
또 최 전 원장은 "지난 4년 동안 실종된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제적 존재감을 다시 찾아오겠다"며 "우선 한미 간의 신뢰와 공조를 회복하고 공고한 한미 동맹을 재건하겠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대중 관계에서는 "호혜적인 한중 관계를 추구하되 상호 존중의 원칙에 입각해 한중관계를 리셋하겠다"며 "중국에 대한 굴종적 자세를 벌이고 중국의 일방적이고 대국주의적 강압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며 올바른 동반자 관계로 발전 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악화된 한일관계에는 "1998년 김대중 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 성숙한 미래지향적 선린 관계를 정립해 나가겠다"며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책임 있고 진정성 있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반일 민족주의를 감성적으로 부추기는 일은 다시 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방 분야에서는 병역 특례 제도를 전면 개편해 특혜성 특례 제도는 폐지하고, 군의 급식을 단계적으로 민영화할 뜻을 밝혔다.
또 병역 의무를 이행한 청년들을 위한 보상 제도를 도입해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하는 청년에게 복무 기간에 비례해 등록금을 지원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에게는 취업 지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다만 이런 지원이 군 복무를 한 남성에게만 해당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현장 지적이 나오자 최 전 원장은 "병역 의무를 이행한 부분에 국한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여성들은 일단 병역 의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별도 말씀을 안 드린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병역 의무 이행에 대한,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다는 측면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일 '대북 압박'에 방점이 찍힌 외교안보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최 전 원장은 "9·19 남북군사합의가 우리 안보에 족쇄가 되지 않도록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최 전 원장이 이날 여의도 열린캠프에서 외교안보분야 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