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파이시티 사업 관련 발언으로 서울경찰청이 서울시청 압수수색을 벌인 것에 대해 “납득이 안 간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2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압수수색 이후 보고를 받고 생각을 더듬어보니 그 사업이 결국 좌초해서 무산됐기 때문에 인허가가 안 된 사업으로 남아 있었다"며 "지금 보니 예전 재임 기간에 인허가가 나갔고 기업체가 자금난에 허덕이다가 도산한 것으로 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윤기 시의원(관악2)은 오 시장의 파이시티 관련 발언을 두고 "수조원의 개발사업인데 기억을 못 했다는 걸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시장은 "서울시에 수조원의 사업이 한 두개가 아니다"라며 "토론회 때도 나중에는 기억이 난다고 했다"며 반박했다.
실제로는 인허가가 난 후에 파이시티 사업이 무산됐으나 이를 '사업이 무산돼 인허가가 안 난 것'으로 기억하고 말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오 시장의 파이시티 관련 발언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인 지난 4월5일 한 방송사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오 시장은 “파이시티 사건이 제 임기 중에 인허가 한 사안은 아닌걸로 기억한다”고 발언했다.
선거 후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고발했고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별관을 압수수색했다.
이를 두고 오 시장은 "영장에 기재된 혐의 파악을 위한 압수수색이었다면, 수사기법상 필요 없는 압수수색"이라며 "제가 기억하지 못했을 수는 있지만, 서울시에 사실조회 한 번만 해도 어떻게 처리됐는지 자료를 다 드릴 수 있다"고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또 "당시 제 부하직원으로 일했던 (시청 공무원) 분들이 처벌받고 부정 처리한 것이 발견됐다면 기억 못 할 리가 없는데, 아무도 처벌받은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파이시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인근 약 3만평(9만9173㎡)의 대지에 백화점, 업무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유통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당시 화물터미널이었던 부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2008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2009년 11월 건축 인허가를 받았으나 대출금 등을 갚지 못 해 개발이 무산됐다.
이날 오 시장은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이미 대통령 후보 등록기간이 지났는데 어떻게 가능하겠냐"며 선을 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시정질문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