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마블·픽사 등 막강한 지식재산권(IP)으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자체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디즈니가 각종 채널에서 자사 콘텐츠 송출을 중단하면서 콘텐츠 독점력을 높이자 이에 대항할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사진/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6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1월 중순 한국 서비스를 공식 시작한다. 현재 가장 유력한 국내 파트너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가 97%에 달하는 높은 안드로이드 IPTV 셋톱박스 비중을 확보하고 있어 디즈니가 요구하는 서비스 조건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디즈니는 이번달부터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OTT 서비스 등에서 디즈니 계열사 애니메이션 및 영화 콘텐츠 송출을 중단했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토종 OTT는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 분기 1000만명 이상 가입자를 추가하며 무서운 속도로 영향력을 넓히는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업체들에 다분히 위협적이다. 구독자 증가세가 다소 꺾였음에도 넷플릭스가 여전히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용자를 뺏기지 않으려면 독점 콘텐츠에서 비롯되는 경쟁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웨이브 HBO 주요 콘텐츠 라인업. 사진/콘텐츠웨이브
토종 OTT 중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웨이브'는 최근 HBO와 계약을 통해 △왕좌의 게임 △밴드 오브 브라더스(BOB) △섹스 앤 더 시티 등 인기 미드 시리즈를 대규모 공급했다. 아울러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유포리아 △왓치맨 △언두잉 △아웃사이더 등도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NBC 유니버셜 산하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과 오리지널 시리즈 독점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티빙은 올해 초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추가하며 웨이브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1월 첫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으로 주목받은 이후,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에 이어 '환승연애'까지 흥행에 성공했다. 티빙은 올해 CJ ENM이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오리지널 예능과 드라마 등 콘텐츠 30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KT에서 독립 법인으로 분리된 시즌은 '곡성' 리메이크로 주목받은 영화 '랑종'을 국내 최초 OTT 독점 공개한다. 아울러 크라임퍼즐, 파트타임 멜로 등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도 앞두고 있다.
쿠팡플레이가 지난 4일 독점 공개한 SNL 코리아. 사진/쿠팡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곳은 단연 쿠팡플레이다. 쿠팡플레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콘텐츠를 독점 서비스하며 OTT 업계 시야를 스포츠로 확장시켰다. 지난 4일에는 SNL 코리아를 10년만에 부활시켰다. 이병헌에 이어 하지원, 조정석 등 스타급 배우 출연을 연이어 확정 지으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쿠팡플레이 사용자는 172만명으로 왓챠의 151만명을 앞질렀다.
이영주 서울과기대 교수는 "TV연결도 안되고 모바일에서만 되는 쿠팡플레이를 제작사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그만큼 쿠팡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실제 독립 제작사 몇 개를 인하우스로 M&A(인수·합병)하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쿠팡 오리지널이 상당히 늘어날 것 같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