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 건설사들의 주택 사업 걸림돌인 고분양가 심사제, 분양가 상한제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분양가 통제 수단인 이들 제도는 그동안 민간의 주택 공급 유인을 가로막아 왔다. 만약 정부의 이같은 변화 의지가 민간의 수익성으로 이어진다면 그간 막혀있던 민간 주도 주택공급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노 장관은 9일 대한주택건설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공급기관 간담회에서 "고분양가 심사제, 분양가 상한제, 주택사업 인허가 체계 등에 대한 민간 건설업계의 애로사항을 짚어보고, 개선이 필요한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부동산원 등 국토 산하기관장들과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계룡건설산업,
중흥건설, 태왕E&C, 동원개발 대표 등 업계 종사자들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노 장관은 "보증기관의 리스크 관리, 과도한 분양가 책정으로 인한 시장불안 차단, 쾌적한 주거환경 관리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는 지켜져야 하겠다"면서도 "복잡하고 다양한 주택공급의 현장여건에 비춰 안정적이고 신속한 주택공급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합리적 개선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노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4년간 정부가 유지해온 시장 규제 기조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결국 정부도 민간의 주택 공급 없이는 현재의 주택 수급 불균형 해소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필두로 신규 공공택지 추가 발표, 청약 제도 개편 등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른바 '공급없는 공급책'으로 수도권의 주택 매수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째 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21%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은 0.40% 오르며 8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날 노 장관은 또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정교한 수요관리와 함께 다양한 주택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주택공급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민간 건설업계에서 제기하는 공급현장의 애로사항과 건의과제들을 꼼꼼하게 살펴봤고 제도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부분 공감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과 관련한 입지, 건축규제 완화는 전향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9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분양가 심사제, 분양가 상한제 등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지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노 장관이 지난 5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 공급기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