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언론단체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놓고 3각 격돌을 펼쳤다. 민주당은 언론중재법의 패키지 처리까지 강조한 반면 정의당은 밀실 여야 8인 협의체를 비판했다. 언론 관계자들은 "오보는 처벌이 아닌 책임의 영역"이라고 맞받았다.
9일 국회에서 '언론·표현의 자유와 미디어 피해구제 강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 모색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이용우·오기형·정필모 민주당 의원, 배진교·이은주 정의당 의원,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 김동원 언론노조정책협력실장,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가장 강하게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언론중재법 뿐 아니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정보통신망법, 사이버상 명예훼손 피해구제 등의 패키지 처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 의원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레가시미디어(기성 언론)가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여러 근거 없는 주장들을 증폭하는 역할을 해왔고 언론인의 직업윤리가 구현되고 있는지 회의적이어서 혼탁한 현 미디어 환경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규제가 가장 좋지만 그게 안 되면 최소한의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7일 언론중재법과의 패키지 처리가 되지 않더라도 과방위에 계류된 공영방송 지배구조법, 정보통신망법의 여야 간 협상을 시도해 안 될 경우엔 구글 인앱결제방지법처럼 해야 한다"며 "미디어 관련 개혁입법을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자는 게 제 입장이며 여야 누가 집권할지 모르는 상황이 언론개혁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반면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여야 간 양당협의체를 비판했다. 양당 만의 협의체 구성은 실제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배 원내대표는 "국회 내 다양한 정당들이 있는데 그런 정당들의 목소리도 배제되고 민주적이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은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 상당히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 역시 "정의당과 언론단체를 배제한 채 진행한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우려스럽다"면서 "포털 뉴스서비스의 공정성 강화 역시 알고리즘 공개시 발생할 문제들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2의 언론중재법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언론단체 발제자로 나선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사실대로 보도하라'는 사실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취재대상은 사회 구성원들이기에 언제나 변할 수 있다"며 "가짜뉴스 피해 방지라는 입법 목적이 언론중재법 하나로 담아질지 의문으로 형법, 민법, 정보통신망법, 언론중재법 등 4가지 법령에서 밀접한 검토가 필요한데 2~3주 간의 협의체로 논의가 될지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역시 "여야간 협의체에 큰 기대가 없다"며 "표현의 자유에 역행하는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만약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된다면 언론의 자유를 넘어서 민주주의의 위협과 파괴가 일상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은 "오보는 처벌이 아닌 책임을 지는 영역으로 가짜뉴스 피해는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극심한데 그들은 가짜뉴스 팩트 확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언론사를 지원해 좋은 저널리즘을 펴도록 지원하고 육성한다"며 "우리는 입법과정이 일방적인 데다 거대 양당이 밀실에서 토론하는 절차적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
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 표현의 자유와 피해구제 강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 모색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필모 의원,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이은주 정의당 의원,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