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에 이어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까지 등장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과잉수사'라고 하자, 보수진영 내부에서 여권의 '조국수호' 구호를 본따 홍 후보를 조롱하는 패러디까지 내놨다. 하태경 후보는 아예 "민주당 대변인이냐"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홍 후보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전 가족 몰살 사건은 제 수사 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수사였다"고 기존 입장을 물리지는 않았다.
논란은 16일 있었던 당 경선 첫 TV토론에서 불거졌다. 홍 후보는 하 후보의 "조국 수사가 잘못됐냐"는 거듭된 공세에 불편함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 과잉수사를 한 것이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말해 여타 후보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앞서 홍 후보는 지난 7월에도 SNS를 통해 "가족 공동체의 범죄도 대표자만 구속하는 것이 옳지,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것은 잔인한 수사"라고 한 바 있다.
검사 출신의 홍 후보는 자신의 수사 철학까지 꺼내들며 반론한 뒤 "대선은 우리 편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편, 중도층, 호남도 모두 투표에 참가한다. 제 입장은 본선도 고려해서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 반문만으로는 정권교체가 되지 않는다"며 대선 본선을 염두에 둔 외연 확장 차원으로 설명했다.
그럼에도 야권 주자들의 공세는 이어졌다. 하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 분은 정말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서는 적과도 손을 잡을 분이구나, 그런 생각이 그 순간 들면서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더라"며 "명백히 공정의 가치를 버린 것이다. 불공정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일가의 불법·특권·반칙·위선 때문에 온 국민이, 특히 청년들이 분노와 좌절에 빠졌는데 과잉수사라니"라며 "조국 부부가 범법자인데 '1가구 1범죄만 처벌해도 된다'는 식의 생각은 대체 그 근거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재형 후보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실언한 것"이라며 "가족 중에 대표자만 구속한다 이런 논리는 적어도 조국 사건에 적용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 캠프의 박기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누가 봐도 역선택을 받기 위한 '민주당 표 구걸'", "아무리 대통령 욕심이 난다 하더라도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적 모습"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홍준표 의원 초청 왁자지껄 토론회에 참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