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한국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서의 도약을 꿈꾼다"며 "코로나 종식에 기여할 뿐 아니라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 백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협력 협약 체결식'에 참석, 양국 간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물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의 후속 조치로, 문 대통령은 "4개월 만에 달성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임마누엘 리그너(왼쪽) 싸이티바 회장, 여한구(오른쪽) 통상교섭본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생산기업 미국의 싸이티바(Cytiva)는 2022년부터 2년 간 한국에 생산시설 설립을 위해 525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담은 신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기업이 한국에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 업체에 원부자재를 공급해오고 있는 싸이티바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물량이 부족한 일회용 세포배양백 등을 국내 생산시설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공급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미 기업 간 백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 공동개발, 위탁생산 등에 관한 네 건의 양해각서(MOU)와 함께 한미 연구기관 간 협약도 네 건 체결됐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아쥬반스 테크놀러지(Adjuvance Technologies)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 후보물질 필수 재료인 면역증강제를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진은 mRNA 백신 후보물질에 사용되는 원부자재 '캡핑 시약' 등을 미국의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러지(Trilink Biotechnologies)로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팜젠사이언스와 미국의 액세스 바이오(Access Bio), 아이비 파마(IVY Pharma)는 mRNA 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3자간 협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에이치디티 바이오(HDT Bio)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큐라티스에 위탁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국의 펜실베니아 대학과 mRNA 백신 전달체 연구 분야를, 한국화학연구원은 로체스터 대학과 백신 면역반응 및 변이 특성에 관한 연구 협력을 각각 강화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원부자재 공급부터 백신 개발 생산에 이르는 폭넓은 협력으로 양국의 백신 생산 기반이 더욱 튼튼해질 것"이라며 "미국의 탁월한 개발 역량과 한국의 세계적인 의약품 생산능력을 결합해 백신 생산과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100만 회분 이상의 코로나 백신을 10월 중에 베트남에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베트남 보건·백신 파트너십 구축 △베트남 질병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질병예방관리시스템 구축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준비하고 있는 백신 3상 임상시험 협력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베트남에 대한 백신 지원 결정은 높아진 국내 백신 접종률과 충분한 백신 확보 자신감 등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백신 허브' 구체화 및 '신남방 정책' 강화 측면 등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4월 푹 주석의 공식 선출 이후 첫 대면 만남이다. 문 대통령과 푹 주석은 양국이 신뢰와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에서 성공적으로 공조한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코로나19의 극복과 경제 회복 등을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포옹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