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대구 시민단체가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을 모욕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산 외국인들에 대한 경찰수사를 의뢰했다.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단체)은 지난 23일 오후 소녀상의 머리를 때린 외국인 2명을 모욕죄 등 혐의로 중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9일 유명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외국인 남성 2명이 2·28기념공원에 설치된 소녀상 머리를 때리면서 장난을 치는 영상이 올라왔다. 외국인들은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 사진을 촬영했고, 또 다른 남성은 소녀상 머리를 쓰다듬으며 툭툭 치는 등 장난을 쳤다.
영상이 올라온 뒤 논란이 확산하자 이들은 기존 영상을 삭제하고 다음 날인 20일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우리가 어젯밤에 잘못했어요. 미안해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단체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심각하다고 판단해 재발 방지 차원에서 경찰에 고발했다.
서혁수 단체 대표는 "지난해 추석 무렵에도 위안부를 심하게 모욕하는 글을 붙이는 등의 일이 있었지만, 당사자들을 교육하고 돌려보낸 적이 있다. 어린아이들도 이용하는 플랫폼 특성상 위안부 희화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소녀상은 상징물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이런 모욕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신대시민모임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관할 구청과 협의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시민모임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행위자들의 위법 여부에 대해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2명이 대구 중구의 '평화의 소녀상' 머리를 툭툭 치며 즐거워하는 영상 중 한 장면. 사진/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제공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