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부실한 초동 수사 벌인 공군20비와 공군본부, 부실 수사를 또 부실하게 수사한 국방부 조사본부, 기대를 산산이 깨버렸습니다"
성추행을 피해를 당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20비) 여성 부사관 사건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 중사 유족이 28일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 당국을 비판했다.
고 이모 중사의 아버지 이모씨는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중사가 지난 3월2일 선임이란 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한지 212일째로 분노가 치밀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왜 수사가 끝날 무렵이 되니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수사의 중요 위치에 있던 공군법무실장, 20비 군사경찰대대장, 수사관, 군검사, 20비 정보통신대대장 등이 왜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 처분 권고를 받아야 하냐"고 말했다.
이어 "수사 자료가 부실해 제대로 심사도 할 수 없다고 하는 수심위원들의 말을 들었다"다며 "대법관 출신의 수사심의원장도 마지막 9차 회의에서는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법무라인을 대놓고 옹호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또 "수심위가 군대에선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보니 정비 되지 않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국방부가 방패막이로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군의 보강 수사를 믿을 수 없고, 특검으로 재수사해야 한다"면서 "자식 잃은 국민의 한 사람을 위해 여야 합의로 특검 도입을 결단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군인권센터는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이 이 중사 사건 관련 군 수뇌부에 대해 신청한 통신영장을 무더기로 기각했다고 폭로했다.
군 특임검사는 공군 이성용 전 참모총장·정상화 전 참모차장·이성복 제20비행단장과 가해자 측 변호사의 로펌 소속 A변호사·B고문 등 5명에 대한 통신영장을 청구했다. 군사법원은 B고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에 대한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군인권센터는 "(정부는) 성역 없는 수사도 실패한 국방부장관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면서 "특검을 도입해 민간에 의한 전면 재수사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야4당은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특검법안을 발의해둔 상태다. 여당만 뜻을 모으면 특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 이 중사 아버지 이 모씨가 28일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중사의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표진수 기자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