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기본소득 의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낙연 후보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줘서 어떻게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느냐"며 따졌고, 이재명 후보는 "하나만 보고 둘은 안 본 것"이라고 맞받았다.
28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양극화 완화를 위해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여전히 동의할 수 없다"며 "부자나 가난한 사람 모두 똑같이 거둔 후 나눠주는 것이 어떻게 양극화를 완화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요즘엔 부자들이 더 가족이 많아, 부자들이 돈을 더 많이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하나만 보고 둘은 안 본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후보는 "새로운 재원을 만들어가는데 부자는 세금만 내고 가난한 사람은 혜택만 받는 방식이면 복지는 늘어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어 "이는 복지의 함정으로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누가 내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식으로 해야 조세저항이 완화된다"며 "세금 중 탄소세는 저항 때문에 어렵고, 토지보유세도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세금을 부과하되 모두에게 공평하게 하면 90%에 가까운 사람들이 혜택을 받기 때문에 동의받기가 수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 말대로라면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가 기본소득을 안 했기 때문에 양극화 완화에 효과가 없다고 보는 거냐"고 따졌다. 이재명 후보는 "짜장면을 좋아한다고 짬뽕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면서 "선별도 필요하고 보편도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래 사회는 직업이 많이 줄어들어 최저선의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노벨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라고 예시했다.
이재명 후보가 말을 이어가려는 중간 이낙연 후보가 반박하려 하자 이재명 후보는 "잠시만 있어 보시라"면서 "제가 말하는 중에는 양보 좀 해달라"고 타박했다. 이낙연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이재명 후보한테 하도 당해서 그렇다"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는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 성공한 디지털 CEO들이 기본소득을 도입하자고 한다"면서 "왜냐하면 지금 세계적 기업의 영업이익이 높아져 시장을 살리려면 소비를 늘려야 하고, 소비를 늘리려면 국민 소득이 늘어야 하는데 지금의 완전고용 방식은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재명(왼쪽)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