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남과 북을 넘어 하나의 코리아가 갖는 국제적인 힘, 항구적 평화를 통한 더 큰 번영의 가능성을 동포들께서 널리 알려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15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동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기념사에서도 '항구적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민족은 수많은 위기와 역경을 힘을 모아 헤쳐 왔다. 포용과 상생의 정신을 실천하며, 국경을 넘어 연대와 협력의 힘을 발휘해 왔다"며 "그러나 우리는 아직 분단을 넘어서지 못했다. 재외동포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남북으로 나뉘어진 두 개의 코리아는 안타까운 현실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우리는 대립할 이유가 없다. 체제 경쟁이나 국력의 비교는 이미 오래전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며 "이제는 함께 번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통일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과 북이 사이좋게 협력하며 잘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위기에서 모국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보내 준 동포사회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앞으로도 동포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8000만 남북 겨레와 750만 재외동포 모두의 미래세대들이 한반도와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공감하고 연대하는 꿈을 꾼다"며 "그 길에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이 함께해 주시리라 믿는다. 세계 어디에 가도 동포 여러분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세계 한인의 날은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의 존재를 국내에 알리고, 재외동포의 민족적 긍지를 고취하기 위해 2007년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년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이번 기념식은 2년만에 열리게 됐다.
이번 기념식에는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를 대표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인 약 300여명의 한인회장과 재외동포 유공자, 그 가족들이 참석했다.
특히 임천택 멕시코-쿠바 이민 1세대 독립유공자의 후손이자 쿠바 1호 정부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임대한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임씨는 쿠바 이민 100주년을 맞이해 선조의 정신을 기리고 쿠바와 한국의 가교 역할을 다짐하는 글을 낭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