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사장 최종 후보 임명 임박…서울시의회 갈등 난제

여당이 장악한 시의회, 유력 후보 김헌동에 부정적
서울시의회 "구속력 없는 청문회, 개최 의미 없어"

입력 : 2021-10-07 오후 4:26:49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최종 후보 임명이 임박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간 마찰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산하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현재 가장 주목되고 있는 SH공사 사장 인선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SH공사 사장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자 2명에 대한 인사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증 결과에 따라 오 시장은 이르면 이번 주, 적어도 다음 주에는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종 후보자로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내정이 확실시 되면서 서울시의회와 또 다시 갈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공모에도 지원했지만 서울시·서울시의회·SH공사로 이뤄진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낙제에 가까운 면접 점수를 받아 후보에도 오르지 못 했다.
 
당시 오 시장은 김 후보자가 아파트값을 진정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했지만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지난달 서울시의회 302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호평 서울시의회 의원은 오 시장에게 김 후보자의 지원 경위에 대해 "사전에 내정했냐"고 질의했다.
 
그러나 후보 낙마 후에도 김 후보자가 SH공사의 2번째 사장 공모에 다시 참여하며 결국 후보에 오르자 SH사장 임명이 확정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김 후보자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등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선거시절 오 시장 캠프에는 부동산 전문가가 없었기에 현재 오 시장의 주택 정책 기조와 뜻을 같이 하겠다는 김 후보자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오 시장이 2006년 처음 서울시장에 당선됐을 때부터 줄곧 분양가상한제·분양원가 공개·후분양제 등 부동산 정책 방향에 같은 뜻을 모았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전문성 등 전반적인 자질을 문제 삼고 있다. 더욱이 김 후보자는 경실련 재직 당시 현 부동산 정책을 앞장서서 비판 해왔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하는 서울시의회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 거라는 의견은 공공연하다. 지난 공모에서 김 후보자가 탈락 후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는 오 시장이 퇴짜를 놓은 점도 시의회 내부의 부정적인 기류로 흘렀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김 전 본부장에 대한) 내정이 확정돼 시의회에 올라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의원들이 많아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의원들은 이를 오 시장의 '오기 인사'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공모를 3번이나 진행하면서 임명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인사청문회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이 김 후보자를 내정했다면, 청문회가 열린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청문회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결과와 최종 후보자가 임명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의 줄다리기가 계속될수록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현재 SH사장 자리는 지난 4월 김세용 전 사장 사퇴 이후 6개월째 공석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 후보자가 지난 3월 경실련 재직 당시 SH공사의 2011년 이후 택지매각 현황 실태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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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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