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14일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해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연관성을 강력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16분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부인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대해서도 다투겠다고 밝혔다.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 분 것"이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분은 전혀 없다"며 "그런 말 한 기억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 같은 내용이 녹취록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서는 "맥락을 짚어봐야 한다"며 "그때그때 이런저런 얘기를 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분은 없다. 제가 (천화동인 1호) 주인이다"라고 재차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친분을 부인하는 데 대해서는 "특별한 관계도 없고 한 번 만나봤다"며 "옛날에 인터뷰차(봤다)"고 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의 JTBC 인터뷰에 대해서는 "본인의 입장이 있으니까 그 입장 속에서 나온 말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전날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김만배 회장이 거짓말을 진짜 많이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검찰도 검찰 입장이 있으니 서로 법원에서 열심히 사실관계를 두고 다투겠다"고 했다. 그는 주로 다툴 내용을 묻자 "저는 저의 진실을 가지로 검찰과 다투겠다"고 대답했다. 정영학 회계사가 특정 의도를 갖고 녹취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남 변호사와 사건 이후 대화한 적이 있는지 묻자 입을 다문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날 영장심사는 문성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오전 10시30분 시작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나 15일 새벽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이 영장에 적시한 김씨의 혐의는 특가법상 뇌물과 횡령·배임죄다. 김씨는 사업 참여, 수익 배분과 관련해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5억원을 건네고, 회삿돈 473억원을 빌린 뒤 제대로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를 비롯한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수익을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100억원대 손해를 입혔다는 업무상배임의 공범 혐의도 있다. 화천대유에서 6년간 대리로 근무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에게 준 퇴직금 50억원도 곽 의원에 대한 사후뇌물죄로 추가됐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