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엉터리 상생소비지원금)①애플·명품 안 된다더니…공식 온라인몰은 실적 인정

카드사별 온라인 가맹점 분류 달라서 오류 발생
기획재정부 “원칙상 제외 맞고 일일이 수정 작업하는 중”

입력 : 2021-10-14 오후 12:32:38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를 진작하겠다며 상생소비지원금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구멍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 판매 전문점과 명품 전문매장은 정부가 실적 인정 제외 업종으로 지정한 곳이지만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실적이 인정되고 있었다.
 
상생소비지원금 홍보물. 사진/기획재정부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애플 한국 공식사이트와 명품 공식온라인몰에서 구매한 금액이 상생소비지원금 2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2분기 상생소비지원금 실적 인정 금액을 확인하고 놀랐다는 A씨는 “2분기에 명품을 구매했는데 실적에 반영돼 있었다”며 “명품은 당연히 빠질 줄 알았는데 코로나19로 백화점 가기가 꺼려져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했더니 실적에 인정됐다”고 말했다.
 
A씨는 카드사 측으로 문의했지만 아직 정확한 해답을 듣지 못했다. A씨는 “카드사에서 명품 온라인몰의 경우 실적이 인정된다고 답변하더니 다시 전화 와서는 명품 온라인몰에서도 실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며 “정확한 방침에 대해 묻자 다시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카드사에 직접 문의한 결과 비슷한 답을 내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 건은 카드사마다 분류되는 가맹점 번호가 다르다”며 “원칙상 대형 온라인몰 등에서는 실정 인정 제외가 맞는데 카드사 별로 차이가 있다”며 “승인 전에는 확답이 불가능하다. 결제 후에 실적 인정인지 제외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가맹점의 경우 정확한 기준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결제를 하고 나서야 실적 인정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상생소비지원금을 받기 위해 계획적인 소비를 하려고 있던 이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피해가 누적된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등 취약 부문의 활력 제고를 위해 상생소비지원 사업을 계획했다. 상생소비지원금을 통해 민간소비를 일정 부분 골목상권·소상공인 등으로 유도함으로써 코로나19에 따른 서민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백화점(아웃렛), 복합쇼핑몰, 면세점, 대형 전자전문판매점, 대형 종합온라인몰(쿠팡 등), 애플판매전문점, 홈쇼핑, 유흥업종, 신차 구입, 명품 매장, 실외 골프장 등은 실적 제외 업종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공식 온라인몰에서 애플 제품과 명품 구매가 실적으로 인정될 경우 같은 업체를 두고 온·오프라인 실적 인정 여부가 갈려 앞뒤가 맞지 않게 된다. 상생소비지원금 사업 목적에 크게 어긋난다. 새로 나온 아이폰13이나 명품 가방 하나를 장만하면 손쉽게 상생소비지원금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상생과 다소 동떨어진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카드사에 의뢰해도 누구하나 속 시원하게 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여러 경우의 수만 늘어나서 이를 처리하는 부서 업무만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상생소비지원추진팀에서는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일부 있어서 수정 조치를 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며 “카드사에서 매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카드 결제 대행업체 PG사 거래로 인정이 되면 실적이 인정되는데 이를 건건이 발라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모든 수정이 완료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애플 공식사이트나 명품 공식사이트 모두 실적 인정되지 않는 것이 맞다”며 “제외 업종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제외되고 조만간 다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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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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