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도료업계가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올해도 부침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도료업계는 봄 재도장 성수기를 앞두고 생존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2일 도료업계에 따르면 도료업계에서 현 시점 가장 희망적인 시장은 재도장 시장입니다. 수년간 이어진 건설 불경기로 인해 신축 도장 수요가 급감했고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시장이 기존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는 재도장 시장인 셈입니다. 업계 전반이 건설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재도장은 당분간 유일한 방어 수단으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
도료업계는 지난해 암울한 성적을 받아들었습니다. 건설 경기 악화에 이어 고환율 기조가 이어진 탓입니다.
노루페인트(090350)는 지난해 영업이익 3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0.9% 줄었습니다. 매출액은 7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55.1% 급감했습니다.
삼화페인트(000390)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49.7%나 떨어진 수치입니다. 매출액은 6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9.7% 떨어졌습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산업 침체 속에도 재도장 등 주요 사업 아이템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외 계열사가 잠재력을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라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과 신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루페인트 아파트 재도장 3D시뮬레이션 이미지. (사진=노루페인트)
주요 도료사들은 재도장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재도장은 기존 아파트와 건축물을 대상으로 약 10년 주기로 진행되는데요. 이에 따라 건설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일정 수요가 발생합니다. 특히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공사비 부담과 규제 등으로 지연되면서 외관 개선과 관리 상태 유지를 위한 재도장 선택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재도장 시장은 규모 자체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신축 도장이 사실상 멈춰 선 상황에서 도료업계에는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봄과 가을은 기온과 습도가 도장 작업에 적합해 최대 성수기로 꼽힙니다. 업계는 이 시기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노루페인트는 재도장 시장 공략을 위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노루페인트는 '3D 색채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원스톱 컨설팅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아파트 현장 기초 자료와 고객 요구를 바탕으로 색상과 디자인을 제안하고 재도장 이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기존 2D 그래픽 중심의 시안에서 벗어나 실제 아파트를 모델링한 3D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서비스를 활용하면 전면부와 후면부 등을 3D동영상과 가상공간에서 확대·축소·회전을 통해 다각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색채를 자유롭게 적용해 아파트 재도장 완성 이미지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 아파트 모델링으로 입체적인 형태와 디테일을 구현했했습니다.
삼화페인트공업의 재도장 시뮬레이션 이미지. (사진=삼화페인트공업)
삼화페인트 역시 재도장 시장에 공을 들이며 관련 매출을 연평균 7%~8% 수준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화페인트는 재도장 트렌드를 고려해 단지 주변 경관과 구조, 모양 등을 분석한 뒤 고유한 콘셉트를 설정합니다. 이를 입주민 선호에 맞게 재설계해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2D 시안에서 벗어나 현실감 있는 실제 단지 분위기와 주차장, 브랜드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재설계한 시뮬레이션 디자인을 제공해 입주민들이 재도장 후 단지 전경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도장 시장 역시 무한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도료업계에 따르면 재도장용 페인트 시장 규모는 약 1000억~1200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도료 비용 비중은 총 공사 금액의 10~15%에 불과합니다.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현재 재도장 시장이 중요하지만 도료 자체만 놓고 보면 총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서 도료사의 흥망을 결정짓기에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아파트 재도장은 관리비 부담과 직결되는 만큼 잦은 공사가 어렵습니다. 시장 파이가 정해져 있어 급격한 확대보다는 제한적인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도료업계는 재도장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다른 도료업계 관계자는 "재도장 시장이 큰 시장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서 공사비 문제로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며 "이전에 건립된 아파트들이 많다보니 재도장은 꾸준히 수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