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 디폴트 일단 피했다…유동성 위기는 계속

유예기간 하루 앞두고 달러채 이자 지급
내년까지 상환 의무 달러화·위안화 채권 8.7조

입력 : 2021-10-22 오후 2:12:0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오는 23일 지급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달러화 채권 이자를 가까스로 상환했다. 이로써 일단 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는 모면한 것이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2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헝다가 오는 23일 지급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이자를 상환했다”고 보도했다. 증권시보는 헝다가 달러화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85억원)를 송금했으며 채권 보유인들이 이 돈을 23일 전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헝다는 지난달 23일 이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하지만 채권 계약서에 30일 유예기간 조항이 있어 지금껏 공식 디폴트로 간주되지 않았다.
 
헝다가 유예기간이 끝나는 23일까지 끝내 이자를 내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가 선언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이자 상환으로 헝다는 디폴트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다만 올해 남은 기간 네 차례 더 이자를 내야 한다.
 
로이터 통신은 "비록 헝다가 상환해야 할 다른 빚이 있지만 (이번 이자) 지급 소식은 투자자들과 규제 당국에 일부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헝다 채권 보유 기관들을 대리하는 홍콩의 한 변호사는 로이터 통신에 "그들(헝다)이 단시간 내에 디폴트를 내는 것을 피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이 계속 자금을 찾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금난으로 헝다의 대부분 건설 사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갚아야 할 빚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헝다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11일 각각 내지 못한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일이 당장 내주부터 연이어 있다. 또 올해 추가로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막아야 하고,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달러화·위안화 채권 규모는 74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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