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지난 23일 예정된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350조원대 부채를 진 헝다의 파산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4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액면가 20억3000만달러 규모의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8350만달러(약 981억원)를 전날까지 지급해야 했다. 하지만 헝다의 달러화 채권을 보유한 외국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까지 이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자가 지급되지 않았으며, 헝다 쪽은 이자 지급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도 없는 상태”라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채권 계약에 따라 이자 지급 예정일로부터 30일 간의 유예 기간이 설정돼 있어 당장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이 이뤄지진 않은 상태다.
전날 헝다 측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2억원)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헝다가 이자를 제대로 지급한 것이 아니라 채권자와 협상을 통해 일부만 지급하거나 시한을 연장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단 중국 정부가 헝다의 파산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등의 직접 개입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 당국은 헝다에 대한 직접 지원 대신 금융시장 안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는 “헝다 사태로 불안감이 증폭된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인민은행은 이날에만 700억위안의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지난 5일 동안 인민은행이 금융시장에 투입한 자금은 모두 4600억위안에 이른다”고 전했다.
헝다는 현재 중국 200여개 도시에서 약 800건의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납품 업체에 대한 대금 미지급 등으로 일부 공사는 이미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남부 선전(深?)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