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지난 2018년 아현국사 화재에 이어 두번째 대규모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KT는 또 다시 막대한 규모의 피해를 보상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사고 원인이나 피해 규모 등이 파악되지 않아 보상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 추산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8년 11월 화재 발생 당시 서울 서대문구 KT아현지사. 사진/뉴시스
아현국사 화재로 KT는 약 70억원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당시 유무선 가입 고객 약 80만명의 요금 1~6개월 치를 감면했으며, 지역 소상공인에는 서비스 장애복구 기간에 따라 40만~12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지난 6월 시행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KT는 이용자에게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배상책임과 손해배상 기준 등을 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법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는 통신국사 등 주요통신설비의 장애로 역무 제공이 중단된 경우 지체 없이 △역무 제공이 중단된 사실 및 그 원인 △대응조치 현황 △상담접수 연락처 등을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다만, 방통위는 해당 법이 KT에 적용될지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소라 방통위 이용자보호과장도 "정확히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파악을 해야 법 적용 가능 여부나 범위 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 상황에서 타사망을 이용할 수 있는 '재난로밍제'는 법 시행 전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아현국사 화재로 마련된 재난로밍제는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에 담겼다. 오는 12월9일부터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한 이통사의 통신망이 끊기더라도 다른 회사 망을 이용해 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KT는 장애 원인을 '대규모 디도스 공격' 때문이라고 보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디도스가 아닌 단순 인터넷 응답 지연이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등 관련 부처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KISA는 "원인을 파악 중이며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도스 공격 가능성이 언급된 만큼 보안업계에서도 해당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KT만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추가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센터장은 "악성파일을 이용한 디도스 공격 여부는 파악된 바가 없지만, KT DNS 쪽으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후속 공격이 더 들어올지, 다른 통신사에까지 여파가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이어 "(정확한 원인 파악에) 길게는 일주일 이상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KT가 정부나 수사기관, 민간 관련 기관 등 외부에 데이터를 상호 공유해주거나 협조해주면 악성 코드 등 과거에 유사한 공격에 사용된 파일을 찾아보는 등 협업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