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김지은에게 있어서 ‘검은 태양’은 눈이 오는 날 선물 같이 다가온 설레는 작품이자 첫 주연이라는 무게감과 성장통을 느끼게 해준 드라마다. 아직 신인에 가까운 배우이기에 김지은은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단다. 그리고 어설프고 부족해도 계속 보고 싶은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했다.
MBC 드라마 ‘검은 태양’은 일 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요원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내부 배신자를 찾아내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지은은 극 중 카이스트에서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조기 졸업을 밥 먹듯이 한 국정원 현장지원팀 유제이 역할을 맡았다.
김지은은 드라마를 잘 마치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기대작인 ‘검은 태양’을 함께 하게 돼서 영광이고 다친 사람 없이 무탈하게 촬영을 마쳐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유제이 역할을 맡기까지 김지은은 여러 차례 오디션을 봐야 했다. 그는 “오디션 결과가 좋지 않더라고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한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눈이 오던 날 캐스팅 소식을 듣고 울컥했다. 소식을 듣자 마자 눈을 맞으면서 막 뛰어 다녔다. 선물 같은 캐스팅 소식이었다”고 했다.
회사 생활을 해보지 않은 탓에 김지은은 유제이 역할을 위해서 체계적인 회사 생활이나 국정원에서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많이 연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족한 부분은 다큐, 영화 등 영상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이어 “내적으로는 제이가 어릴 때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 왔기 때문에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제이 성향과 비슷한 작품을 많이 봤다. 제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 영화를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김지은은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단다. 그는 “현장 요원인데 내가 피부가 하얀 편이라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얀 피부를 보완하기 위해서 남성 BB 크림을 발라 보기도 했다.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머리를 풀어 봤지만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머리를 꽉 묶었다”고 말했다.
'검은태양' 김지은 인터뷰. 사진/HB엔터테인먼트
자신이 연기한 유제이 캐릭터에 대해 김지은은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제이를 보면 동그라미처럼 잘 굴러갈 것 같고 큰일이 없을 것처럼 보일 만큼 밝고 당당한 친구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세모 같은 아이다. 억지로 굴려야 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너무나 굴러 가기가 힘든 제이의 삶을 생각하면 속상했다”고 전했다.
김지은은 앞뒤 가리지 않고 도전을 하는 제이와 자신이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원하는 게 있으면 도전을 하는 편이다. 다른 점이라면 풍파와 걸림돌이 있어도 이겨내고 버티는 제이와 달리 나는 맞지 않는다면 포기를 할 줄 아는 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장 큰 도전이 연기라고 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 갑자기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집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아도 알바를 하면서 학원비를 벌고 수업을 듣고 캐릭터 공부를 했다”며 “그게 나에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김지은은 ‘검은 태양’에서 남궁민, 이경영, 유오성, 장영남, 김종태 등 대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그는 “현장에서 가장 어린 편이고 연기 경력도 없는 편이었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선배들 사이에서 튀면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을 했는데 다들 예뻐해 주셨다”고 했다. 특히 “선배들이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장에서 막내로 예쁨을 받을 수 있어서 기쁘고 좋았다”고 했다.
가장 긴 시간 호흡을 맞춘 남궁민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는 “선배이자 선생님처럼 많이 이야기를 해주고 조언도 해줬다”며 “배우를 하면서 느낀 것들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다. 도울 수 있으면 도울 테니 언제든 도움을 구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흔들리지 않게 많은 가르침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유제이를 연기한 것에 대해 “100%로 만족하는 연기란 없다. 만족스러운지 물어 본다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답했다. 그는 “서사 깊은 친구이기도 했고 출연 분량이 많아서 놓치는 부분도 많아서 아쉽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잘 마무리 했고 잘 끝냈다는 점에서 다음 목표가 생겼다. ‘검은 태양’에서 배웠던 것, 아쉬운 부분을 놓치지 말고 좀 더 자연스럽게 연기해 아쉽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검은태양' 김지은 인터뷰. 사진/HB엔터테인먼트
‘검은 태양’을 무사히 마친 김지은은 차기작 촬영으로 바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여행도 가고 싶고 맛집도 가보고 싶다. 하지만 내가 아파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어서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지은은 ‘검은 태양’ 촬영 당시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완치될 때까지 촬영에 빠져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터.
당시를 떠올리며 김지은은 “확진이 된 뒤 점점 몸이 안 좋아졌다. 완치가 된 뒤에도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았다”며 “촬영장에 가니까 오히려 몸이 회복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스태프, 선배님들 모두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다들 배려를 해줘서 빨리 건강하게 돌아왔다”며 “심적으로는 많이 힘이 들긴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지은은 “어설프고 부족해도 계속해서 보고 싶은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눈길이 가고 궁금하고 보고 싶은 배우가 목표다. 내가 연기를 하면 궁금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앞으로의 바람을 전했다.
'검은태양' 김지은 인터뷰. 사진/HB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