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일주일 앞두고 이번엔 '공천 협박'을 놓고 후보들 간 설전이 펼쳐졌다. 홍준표 후보 측이 윤석열 후보 측을 겨냥, "공천권을 미끼로 조직선거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자, 윤 후보 측은 "구태정치"라고 받아쳤다.
홍준표 후보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을 미끼로 당협위원장 국회의원들을 협박하는 상대 캠프의 중진들에 대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런 사람들은 정계 퇴출시켜야 한다"며 "탄핵 때 그렇게 당을 해코지하고 뛰쳐 나가서 분탕질 치더니 이젠 당원들의 축제의 장인 경선에서도 이런 해괴망칙한 짓을 한다"고 비난했다.
홍 후보 측에 따르면 전날 서울대 커뮤니티엔 '윤석열 캠프의 횡포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아들이라고 소개한 청년은 "윤석열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주호영 의원과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 등이 아버지에게 매일같이 전화해 '3차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낮게 나온 지역은 공천받기 힘들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10월29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정치대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홍준표 캠프에 속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김선동 전 의원이 포천에서 홍 후보 지지 행사를 열기로 한 같은 시각,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인 최춘식 의원이 다른 장소에서 당원 행사를 열었다. 이른바 '당원 소집령'을 통해 홍 후보 측 행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홍준표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5선의 주호영, 4선의 권성동 의원은 2016년 우리 당의 가장 큰 위기(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때 무너지는 배에서 재빨리 뛰어내려 상대 정당보다 더 신랄하게 우리 당과 당원들을 향해 침을 뱉은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당적 박탈을 요구했다.
그는 "그랬던 그들이 시간이 흘러 보수궤멸·적폐수사의 주역인 윤석열 캠프로 들어가 보이는 행태는 더욱 가관"이라며 "당내 중진이나 되어서 각 당협위원장에게 공천을 빌미로 윤 후보 지지율을 끌어올리라는 협박은 구역질 나는 구태의 화룡점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윤석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홍 후보 측을 향해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추태라고 받아쳤다.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홍 후보는 각종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로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도 모자라 이젠 대놓고 당의 동지인 당협위원장들을 협박하는 추태를 부리고 있다"며 "국민은 구태정치 청산을 원하는데 홍 후보는 제왕이라도 된 듯 공갈과 협박을 하고 있으니 낯부끄러운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홍 후보가 당대표로 이끌었던 2018년 지방선거가 역대급 참패로 끝났고, 그가 고개를 떨구면서 정치 현장에서 물러났던 이유 또한 이런 구태적 발상이 배경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홍 후보는 본인의 공천권 협박 구태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구태정치의 늪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빠져나오려는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10월2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대장동 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를 찾아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과 대화 나눈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