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9일 서울 서초구 제약회관에서 김화종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왼쪽)과 대니얼 제인스 뷰텔 아답 CEO가 MOU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민감한 보건의료 데이터의 유출 걱정 없이 인공지능(AI) 신약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한국형 플랫폼 구축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독일 AI 기업 아답(Adap)사와 '한국형 연합형 신약개발(K-FDD)' 협력을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제약회관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연합형 신약개발은 각 기관이 보유한 보건의료 원시 데이터 자체를 직접 교류하지 않으면서 각자 보유한 데이터로 분석한 능력만 공유한다. 지난 2019년 구글이 발표한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기술을 적용, 데이터가 아닌 AI 알고리즘을 수집해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에서 모든 데이터를 서버로 모아 학습하는 기존 AI 방식과 차이가 있다.
또 개인의 식별정보 수집 없이 AI 학습이 가능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없고, 데이터 수집 및 구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연합학습의 장점이다. 연합학습 기법을 신약개발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유럽의 '멜로디(MELLODDY)' 컨소시엄이 꼽힌다. 컨소시엄은 각 기업의 지적재산권은 보호한 상태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개발, 합동연구를 진행한다. GSK, 머크, 노바티스 등 10개의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17개 기관이 10억개 이상의 약물 개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국내에 이 같은 연합형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기업 및 기관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MOU를 체결한 아답은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옥스퍼드대학 출신 연구원들이 창립한 기업으로 연합학습과 관련해 세계에서 널리 사용 중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툴 '플라워(Flower)'를 개발했다.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아답과 MOU를 통해 한국형 연합형 신약개발 구축을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AI 신약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산·관·학 간 연합검증 등을 진행한다. 이후에는 여러 기관이 보유한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목적에 맞게, 안전하게' 분석 및 활용할 수 있는 연합학습 기반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 AI신약개발지원센터의 목표다.
이날 MOU 체결식에서 대니엘 제인스 뷰텔(Daniel Janes Beutel) 아답 CEO는 "현재 플라워를 통해 사용자들이 연합학습 환경을 보다 쉽게 개발하거나 실행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AI신약개발지원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혀 ㅇ연합형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화종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보건의료 데이터는 대부분 민감 데이터, 개인 데이터이므로 공유 활용이 어려우며 제약사와 병원, AI 신약개발 기업은 대부분 각자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폐쇄적으로만 활용하고 있다"라며 "한국형 연합형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으로 국내의 전반적인 데이터 활용 경쟁력을 높이고, 제약사·AI기업·정부·의료기관 등 이해관계자들 간의 안전한 협업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