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중국 우시 공장에 반도체 초미세공정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들여오려 했으니 미국 정부의 제동으로 좌초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18일 로이터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EUV 노광장비를 설치해 반도체 제조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미국 정부의 반대로 인해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SK하이닉스의 EUV 장비의 중국 반입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SK하이닉스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군사력 증대에 악용될 수 있다며 이러한 첨단장비의 중국 반입을 반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이 미국과 미국 동맹국의 기술을 활용해 최첨단 반도체 기술 역량을 갖추지 못하도록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 정부는 지난 4월과 5월 잇따라 삼성을 반도체 관련 회의에 초대하며 중국 대신 자국 반도체 노선 합류를 권하기도 했다. 회의 성격은 차랑용 반도체 품귀 현상 등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자는 의미였으나 실상 자국 반도체 동맹에 합류해달라는 메시지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역시 반도체 사업을 놓고 벌이는 미중 갈등 중간에 SK하이닉스가 낀 꼴이다.
로이터통신은 SK하이닉스가 EUV 장비로 공정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효율적인 생산이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005930)와 미국 마이크론과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에서 D램 칩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D램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바이든 정부의 요구에 따라 삼성전자, 대만 TSMC, 마이크론 등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 반도체 공급망 관련 자료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