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발 인플레 압박…미국 '긴축의 시계' 느려지나

파월 "오미크론, 고용과 경제에 하방 위험"
경기회복 지연 땐 추가 부양책 기대
공급차질로 물가 상승…"매파 성향 유지할 것" 관측도

입력 : 2021-11-30 오후 3:47:44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일정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확진자 증가가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될 수도 있으며,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경제에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30일 의회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서면 답변에서 “최근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 활동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 사태에 대해 다시 커지고 있는 우려로 인해 사람들의 근로 의욕이 꺾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고용 시장의 안정이 늦어지고 공급망 혼란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공급망 혼란이 언제까지 지속되고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내년에도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사진/뉴시스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테이퍼링 등 긴축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ME그룹 자료를 인용해 “많은 투자자가 내년 말까지 연준이 3~4차례 금리 인상을 점쳤지만, 새 변이 발견 이후에는 2~3차례로 예상 빈도가 줄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자산운용사인 재너스 헨더슨의 앤드류 멀리너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만약 새 변이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연준은 오히려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오미크론으로 미국의 테이퍼링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 자료를 통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는 테이퍼링 가속화 가능성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연준 등이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미크론이 대봉쇄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연준의 행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델타 변이는 수요보다 공급에 더 차질을 줬던 만큼, 오미크론 변이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오미크론 변이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회복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10월 고용이 53만1000개 증가한 것을 예로 들며 경제 회복이 궤도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 변이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백신이라는 보호책이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우리의 경제 회복이 여전히 강력하고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특히, 미 경제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 의회가 부채 한도를 조속히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앞서 미 의회는 사상 초유의 미 국가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12월 초까지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4800억달러(약 571조원)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옐런 장관은 이미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 조정을 합의하지 못하면 오는 12월 15일 이후 채무불이행 사태를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지난 10월6일 백악관에서 미국의 부채 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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