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증상 약하다?…"고위험군은 치명적"

감염자 대부분 가벼운 감기 증상…델타 대체론도 등장
병원성 예측 시기상조…고령층·면역저하자 위험 여전

입력 : 2021-12-05 오후 1:00:00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방역에 비상이 걸린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세관구역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이후 증상이 가볍다고 알려져 낙관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여전히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인천 거주 40대 목사 부부와 지인, 부부의 자녀를 포함해 총 6명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감염자는 6명으로 적은 수준이지만 접촉자는 272명에 달해 지역사회 확산의 여지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감염자들은 기침이나 가래, 미열과 같은 가벼운 증상을 보였고 지금은 상태도 나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감염자 중 2명은 증상이 사라지기까지 했다.
 
해외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들은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 대부분 마른 기침과 같은 감기 증상을 겪다가 호전되는 양상이다.
 
변이가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감염자들이 두통과 근육통, 기침과 같은 증상을 겪었으나 경증에 그쳤다고 보고됐다.
 
오미크론 감염 이후 증상이 덜한 것은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치면서 병원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 전파능력은 올라가지만 그만큼 독성은 낮아진다. 사람이나 동물 등 숙주에게 옮겨져 생존하기 위한 바이러스 나름의 전략이다.
 
실제로 에볼라도 바이러스 병원성이 강한 탓에 치명률도 높았지만 숙주가 이른 시기에 사망하면서 짧은 기간 동안만 유행했다.
 
오미크론 병원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자 해외 일각에선 기존 우세종인 델타를 대체하도록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제안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정기석 교수는 "바이러스 모양만 보고서는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없다"라며 "실제 사람 몸에 들어간 바이러스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령, 인종, 사회 환경별로 나눠 분석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이가 일어났다고 병원성이 떨어지는 것만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델타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11월 코로나19 치명률이 0.96%로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라며 "오미크론이 델타의 치명률 절반이라고 가정해도 매우 높은 수치"라며 섣부른 낙관론을 부정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델타에 비해 오미크론 병원성이 현저하게 낮더라도 고위험군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건강한 사람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져 적시에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상혁 위원장은 "오미크론의 전파능력이 델타를 앞설 것으로 보이지만 병원성이 약한지는 구체적인 분석 결과가 나온 뒤에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사람이라면 오미크론에 걸리더라도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보이면서 쉽게 나아질 수도 있지만 고위험군은 다르다"라며 "설사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낮더라도 고령층이나 장기 이식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면역저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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