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루시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이들 회사의 주가가 출렁였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태양광 패널의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을 수년간 주주들과 대중들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이는 SEC가 내부고발자인 테슬라 전직 간부 스티븐 헹키스에게 보낸 정보공개 요청 관련 답변서한을 통해 확인됐다. SEC는 지난 9월 보낸 답변 서한에서 "조사는 진행 중이지만 이것이 테슬라가 불법을 저질렀음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로이터는 "SEC가 운전자 자율 주행 시스템 안전 문제에 이어 이번 내부 고발 조사에 착수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도 헹키스가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테슬라 태양광 설비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헹키스는 지난 2019년 내부고발장에서 테슬라와 자회사인 태양광 패널 업체 솔라시티가 주주들에게 건물 훼손에 대한 자사의 책임과 이용자 부상 위험성, 화재 가능성 등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결함 있는 전기 커넥터가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도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요타에서 품질관리 매니저로도 일했던 헹키스는 테슬라 경영진에 화재에 취약한 태양광 시스템의 가동을 중단하고 규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요구가 묵살되자 그는 내부고발을 제기했고, 이후 지난해 8월 테슬라에서 해고됐다. 헹키스는 보복조치로 해고 됐다며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헹키스의 내부 고발 외에도 2019년에는 미국 최대 유통 체인인 월마트가 테슬라의 지붕 태양광 발전 시스템 때문에 7개 매장에서 불이 났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일부 태양광 시스템을 쓰는 가정에서 관련한 화재로 테슬라를 고소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번 조사가 이미 자율주행 및 주행보조 시스템과 관련한 사고로 조사를 받는 테슬라에 대한 규제 압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0.59% 하락한 1009.0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6% 가량 떨어져 1000달러 고지가 흔들리기도 했다.
루시드 역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루시드에 따르면 SEC 소환장은 지난 3일 접수됐다. SEC는 SEC는 루시드가 상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고 루시드에 소환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드는 올 2월 처칠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방안을 발표했고, 양사 합병은 7월말 마무리됐다.
이날 루시드 주가는 SEC 조사 소식에 장 초반 10% 넘게 폭락했지만 이후 낙폭이 좁혀졌다. 그러나 주식시장 상승세 속에서도 5%가 넘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루시드는 2.41달러(5.10%) 급락한 44.86달러로 장을 마쳤다.
일론 머스크 미 테슬라 CEO.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