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일제강점기 최대의 독립군 산실이었던 신흥무관학교를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하는 학술회의가 열린다.
신흥무관학교 설립 11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했다. 오는 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소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된다.
이날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신흥무관학교를 다시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한다. 서 교수는 상층 지도부 중심의 기존 경향을 지양하고 한인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신흥학우단과 신흥학우보의 역할로 연구의 초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아울러 서 교수는 독립운동기지건설운동이 항일운동 전반에 미친 영향을 재조명한다. 또 열악한 여건에도 굴하지 않은 독립운동자 사회의 민족의식과 신념을 21세기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김완태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은 제1주제로 '신흥무관학교와 국군의 독립정신 계승'을 발표한다. 김 교장은 한말에서 국군 창설에 이르기까지 군의 변천사를 개관하고 대한제국군·대한의병군·대한독립군·한국광복군·대한민국 국군으로 이어지는 군의 정통성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일제의 대한제국 정규군 해산 뒤에는 고종의 밀지를 받은 의병군이 정통성을 계승했으며 그 역량이 독립군과 광복군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신흥무관학교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국군의 역사적 연원도 이러한 항일세력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원 대림대 교수는 제2주제 '신흥무관학교와 여성 독립운동' 발표에서 이회영의 부인 이은숙과 이상룡의 손부 허은의 회고록을 중심으로 신흥무관학교 관련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지향을 분석한다. 이 교수는 여성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전근대적 가부장적 시선으로 이해하는 것은 여성을 ‘역사의 부속사’로 위치 지우고 민족에서 배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신흥무관학교 여성들의 현실 인식은 치열했으며 삶 자체가 독립운동 공동체의 공적 일상이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진정한 '신여성'은 '모던 걸'이 아니라 민족과 조국, 여성에 대한 진취적 사고를 체득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명숙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제3주제 '신흥무관학교와 항일노래' 발표에서 '신흥무관학교 교가'와 '신흥학우단가' 등 신흥무관학교에서 만들고 부른 항일음악과 독립군가의 인적 계승과 발전을 분석한다.
이 연구원은 신흥무관학교 관련 항일음악을 전면 정리한 최초의 논구로 독립정신 고양에 음악의 역할이 적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특히 항일음악 '실락원'의 변용이나 신흥무관학교 교가의 확산 과정을 추적해 그 연관성을 밝혀낸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보인다.
주제발표 뒤 이어지는 종합토론은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상임대표인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이 좌장을 맡는다. 발표자와 함께 이상훈 육군사관학교 교수, 김승은 식민지역사박물관 학예실장, 김명섭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연구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은 독립운동사에 있어 신흥무관학교의 위상과 의의를 다시 돌아보고 향후의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로, 신흥무관학교 연구가 한층 심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6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우당 이회영 기념관이 개관했다. 사진은 체코슬로바키아 군복이 전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