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서거 78년 만에 고국 땅으로 돌아온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을 환영하고 "선조들의 고난을 뒤돌아보며 보란 듯이 잘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서 거행된 안장식에서 "장군을 이곳에 모시며, 선열들이 꿈꾸던 대한민국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며 이같이 추모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밝히고, 독립유공자들과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면서 '역사바로세우기' 의지를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선조들의 고난을 뒤돌아보며 보란 듯이 잘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묵념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1868년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은 국내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하다 1911년 연해주로 망명해 항쟁을 이어갔고 1920년 '독립전쟁 첫 승리' 봉오동 전투와 '독립전쟁 최대 승리'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다.
그러나 1921년 러시아 공산당의 배반으로 무장해제 됐고(자유시 참변) 1937년 스탈린의 한인강제이주정책에 의해 카자흐스탄의 크즐오르다로 강제이주됐다. 이후 극장 수위와 정미소 노동자로 일하다가 1943년 서거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며 "우리는,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절치부심해야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안장식은 카자흐스탄 현지 봉환 추진 영상, 유해 입장, 개식, 국민의례, 헌화·분향·묵념, 장군 일대기 영상, 문 대통령 추모사, 국민 감사 영상, 추모 공연, 유해 운구 및 하관, 대통령 내외 허토, 폐식 순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전날 홍범도 장군 훈장 수여식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현지 홍범도 장군 묘역의 흙을 한국의 흙과 함께 허토했다. 헌화 추모 화환도 카자흐스탄의 추모화 카네이션과 한국의 추모화 국화가 함께 사용됐다.
이는 홍 장군이 항일독립전쟁의 영웅이면서 동시에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의 정신적 뿌리라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장군의 묘역 관리 등 고려인 사회의 자부심이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선조들의 고난을 뒤돌아보며 보란 듯이 잘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은 의장대가 홍 장군의 영정과 유해를 들고 입장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