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 논란' 수능, '공란 성적표'에 수험생 '혼란'

평가원, 성적 통지…생명과학 성적 '공란 처리'
법원, 생명과학 20번 '정답 결정' 집행정지
수시 합격자 발표·합격자 등록 일정 차질 불가피

입력 : 2021-12-10 오후 1:13:24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생명과학 과목 오답 논란에 휩싸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법원 결정에 따라 일정 차질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10일 2022학년도 수능 응시생 44만8138명에게 채점 결과를 통지했다. 이 중에서 과학탐구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6515명의 해당 성적은 공란 처리됐다.
 
이는 지난 9일 서울행정법원 결정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수험생 등 92명이 평가원을 상대로 한 생명과학Ⅱ 20번 정답결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다만 오답 여부는 아직 판정하지 않았다. 수능 오답 시비에 있어 집행정지 인용, 이에 따른 성적 공란 처리 모두 사상 최초다.
 
해당 문항은 동물 종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멘델집단을 가려내 옳은 선지를 구하는 문항이다. 그런데 주어진 설정에 따라 계산하면 특정 집단의 개체 수가 0보다 작은 음수가 나와 ‘보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집단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게 수험생들의 문제제기다.
 
수험생들의 일정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당초 대입 일정대로라면 오는 16일 수시 합격자가 발표되고 합격자 등록이 17~27일 이뤄진다. 하지만 수시 중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포함한 전형은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결과 발표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오는 30일부터 오는 2022년 1월3일까지 정시모집 원서접수도 예정돼있다. 따라서 이날 열리는 첫 본안 기일에 변론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선고 기일을 정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대입일정 안내를 조속히 하겠다고 발표한 한편 법원에도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및 대학들과 신속히 협의해 빠른 시간 내에 향후 대입일정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겠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생명과학II 20번 정답결정 취소 소송이 신속하게 진행돼 후속 대입전형 일정에 차질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모두 정답처리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입시교육기관 종로학원의 임성호 대표는 "평가원에서는 즉시 재채점을 해 성적 재처리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일 수 있다"며 "수시, 정시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더 큰 피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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