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안동' 출신 이재명, TK서 '마의 30%' 도전

3박4일 TK 순회하는 이재명…"나의 뿌리, 산업화 이끈 곳" 애정공세
DJ부터 문재인까지 민주당 후보 30% 득표율 번번이 좌절
이재명은 다를까?…선대위 "민생 해결사 행보로 TK 마음의 문 열 것"

입력 : 2021-12-12 오후 12:32:4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다섯 번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행선지는 보수 안방 대구·경북(TK)이다. 이 후보는 광주·전남 순회에 3박4일 공을 들인 것처럼 이번 TK 일정에도 나흘을 투입 중이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고향에 대한 연고를 강조하며 보수 표밭을 흔들겠다는 계산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비토 정서도 있어 민주당 후보 중 역대 최초로 지지율 30% 벽을 넘을 수도 있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가 TK 대장정을 통해 방문하는 시·군은 대구·포항·안동·봉화 등 무려 15곳이다. 부산·울산·경남 순회로 시작된 다섯 차례 매타버스 일정 가운데 가장 많은 시·군을 찾는 강행군이다. 윤석열 후보가 그간의 내홍을 뒤로 하고 대선주자로서의 본격적인 일정 소화에 들어간 것에 발맞춰 '적진'으로 뛰어들어갔다. 민주당 선대위는 "'TK의 모든 시·군을 다 들른다'는 각오와 애정이 담긴 일정"이라면서 "이 후보는 자신의 뿌리인 TK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TK의 업적을 재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TK를 찾은 시점의 분위기도 나쁘진 않다. 지난 7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7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42.7% 대 44.7%을 기록,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특히 TK만 보면 이재명 29.8% 대 윤석열 60.4%로, 국민의힘 표밭에서 30%에 근접한 지지율을 얻었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12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경북 영주시 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TK 득표율 30%'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역대 민주당 후보가 한 번도 넘지 못한 '마의 벽'이다. 13대 대선 때 김대중 후보는 대구 2.6%, 경북 2.4%를 얻는 데 그쳤다. 14대 대선에선 대구 7.8%, 경북 9.6%를 얻었다. 그는 15대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대구 12.5%, 경북 13.7%의 지지에 만족해야 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선 노무현 후보가 '노풍'을 일으키며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다. 대구 18.7%, 경북 21.7%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부산 29.9%, 경남 27.1%를 얻은 것에 비하면 냉랭한 TK 민심을 확인해야 했다. 17대 대선에선 정동영 후보가 대구 6.0%, 경북 6.8%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18대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가 대구 19.5%, 경북 18.5%의 득표율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재수 끝에 2017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국정농단 사태와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도 대구 21.8%, 경북 21.7%의 득표율에 그쳤다. 
 
이처럼 민주당 후보 입장에서 TK 30%는 넘을 수 없는 마의 벽과도 같았다. 다만 이번에는 이를 깰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매타버스로 지역을 다녀오면 항상 그곳 지지율이 올랐는데, 최근 윤 후보 지지율이 주춤하는 것과 맞물려 TK에서의 지지율 흐름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TK도 수도권 공화국에 밀려 발전이 더딘 상황에서, 지역과 진영을 따지지 말고 민생에 집중할 후보를 선택해달라는 메시지를 통해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선까지 시간과 이슈도 많아 상황은 언제나 변할 수 있고, 지역별 지지율에 일희일비해 일일이 분석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국민의힘 지지층으로선 미우나 고우나 윤 후보 외엔 대안이 없고, 이 후보에겐 대장동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막판까지 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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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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