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작년 접경 지역에서 공무원이 (피격) 사망한 사건은 정전체제로 인해 발생한 슬픈 일입니다. 정상 국가 관계였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거에요."
13일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의 황수영 사무처장은 "크게 체감하지 못해도 현재 정전체제의 불안은 계속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전쟁을 끝내자는 목표 아래 국내외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한국전쟁 70주년 전날인 지난해 6월24일 제안되고 같은해 7월27일 발족했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에 맞춘 것으로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에서 보듯이 정부들에게만 평화를 맡겨둘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정전협정 70주년인 오는 2023년까지 시민사회 공동의 요구를 담은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에 시민 등 서명을 받고 국제사회로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한반도 평화선언은 △한국전쟁 끝내고 평화협정 체결 △핵무기·핵위협 없는 한반도 및 세계 만들기 △제재·압박 아닌 대화·협력으로 갈등 해결 △군비경쟁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 안전·환경에 투자 등 4가지 요구안으로 이뤄져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과 설치미술가 이효열의 콜라보 프로젝트 <70년의 그리움, 뜨거울 때 꽃이 핀다> 모습. 사진/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캠페인에는 한국 7대 종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개인 제안자, 국제 파트너 단체가 있다. 제안 단계에서 180여개였던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9월 현재 373개로 불어났다. 국제 파트너 단체는 지난 10월20일 기준 72개로, 미국 여성평화단체 'Women Cross(위민크로스) DMZ'라는 여성평화단체도 포함돼있다.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을 모아 한반도 평화를 외치며 북에서 남으로 행진했던 단체다.
캠페인 대표단은 지난해 10월15일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한반도 종전과 평화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지난 1월25일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종전과 평화의 길에 나서길 요청하는 서한을 송부했다.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의 서명도 이끌어냈다. 지난 9월27일 기준으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박남춘 인천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등 25명 및 지방의회 의원 446명이 동참했다. 지난 8월10일 현재 국회의원 82명도 서명했다.
유명인으로는 가수 강산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배우 권해효, 밴드 '브로콜리너마저', 영화감독 장한준, 영화감독 양우석, 가수 이은미, 밴드 'YB', 김은희 드라마 작가, 소설가 정세랑 등이 참여했다.
2023년까지 전세계 1억명의 서명을 모으는 것이 목표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여의치는 않다. 그나마 'Peace Monday(평화 월요일)'라는 구호를 내세워 월요일에 집중적으로 대면 서명을 받는 방법을 택했지만 그나마도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멈춰있다. 12일 오후 3시22분 현재 서명 인원은 10만9817명이다.
캠페인에서는 시민 개개인을 위해서라도 정전체제 종식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황 사무처장은 "복무기간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인 병역제도, GDP 대비 거의 3% 국방비 명분이 되는 게 정전체제"라면서 "에너지·자원·예산을 전쟁 준비에 사용하지 않도록 더 줄이는 게 시민 일상과 가장 연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위기·감염병처럼 앞으로 남북 협력할 과제들이 있다"며 "서명하다보면 “'철도나 도로로 국경을 넘고 싶다'고 희망하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태호 캠페인 상임집행위원도 "분단과 전쟁의 당사자는 정부가 아니라 시민"이라면서 "시민의 중론을 모아 유엔과 한국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미국·중국·남한·북한에 (평화체제 추진을) 시행하라는 압박으로 삼을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은 2022년 1월 중순쯤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종전 평화위해 한걸음 다 나아가자는 메시지,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기존 남북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의 한반도 평화선언에 서명한 유명인들. 사진/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