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출석한 최태원, SK실트론 사익편취 혐의 '공방 예상'

공정위 '심판정'에 출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SK실트론 인수 관련 '사익편취 의혹' 직접 해명
저가 지분 취득 '사업기회 제공 여부' 쟁점

입력 : 2021-12-15 오전 10:23:2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SK실트론 사익편취’ 혐의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공정거래위원회에 출석하는 등 저가 지분 취득의 '사업기회 제공 여부'를 놓고 공방을 펼칠 예정이다. 공정위 출석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는 눈웃음만 보인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최태원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사익편취 논란을 직접 소명하기 위해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 출석했다. 최 회장이 공정위에 모습을 비춘 이유는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의 전원회의 때문이다. 전원회의는 법 위반 기업을 제재할지, 어떤 처벌을 내릴지 등을 정하는 공정위의 최고 의결 기구로 1심 기능이 있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공정위에 도착한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인수가 사익편취나 부당지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곧장 심판정으로 향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과 관련해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세종심판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기업 총수가 전원회의에 출석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공정위 심판정은 당사자가 반드시 나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최 회장 측의 요청에 따라 기업 비밀과 관련한 일부 심사 과정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는 SK그룹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SK의 SK실트론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지분 29.4%를 인수한 것을 놓고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을 어긴 사익 편취 혐의로 판단하고 있다.
 
SK는 지난 2017년 LG그룹 계열사이던 반도체 웨이퍼 생산 회사인 LG실트론 주식 3418만1410주를 주당 1만8138원에 매수해 지분 51%를 취득했다.
 
이어 SK는 같은 해 4월 잔여 지분 49% 중 19.6%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뺀 주당 1만2871원에 추가 확보했다. 최 회장은 이후 채권단이 보유한 나머지 29.4%의 지분을 같은 가격에 개인 자격으로 인수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2017년 11월 공정위에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에 해당하는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최 회장이 획득한 지분 29.4%가 '상당한 사업기회'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이 특수관계인에 부당하게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23조에 따르면 공시 대상 기업은 특수관계인이나 특수관계인이 일정 지분을 보유한 계열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등을 할 수 없다.
 
반면, SK 측은 SK실트론 잔여 지분이 중국 등 국외 자본에 인수되는 일을 막기 위해 당시 채권단이 주도한 공개 경쟁 입찰에 참여해 추가로 지분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최 회장의 지분 인수 과정에도 위법성이 전혀 없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한 상태다.
 
한편, 이날 전원회의는 9명의 전원위원 중 4명이 제척 등의 사유로 빠졌다. 최소 의결 정족수가 5명이기 때문에 출석위원 전원이 동의해야 최 회장에 대한 제재 심의가 가능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과 관련해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세종심판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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