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식품안전정보 애플리케이션 '내손안' 화면. 사진/내손안 캡처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제약업계가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사업에서도 입지를 강화하면서 제2의 효자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의약품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신약의 경우 성공 가능성도 높지 않아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한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의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정한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6% 성장한 4조9000억원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성장을 거듭해 5조4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나 원료를 제조 또는 가공한 식품으로 최근 제약업체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약업계는 시장 규모 확대에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기존에 개발해 출시했던 제품을 리뉴얼해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한 방법으로는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이 대표적이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특정 기준 및 규격을 갖추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안전성과 기능성을 인정한 원료를 뜻한다. 개별인정형 원료를 개발하면 해당 업체에 6년간 단독 생산·판매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식약처가 개발한 식품안전정보 애플리케이션 '내손안'을 보면 신경계, 심혈관계 등 계통별 개별인정형 원료는 적게는 하나에서 많게는 수십겨개의 개별인정형 원료가 있다. 그만큼 많은 제약사가 개별인정형 원료로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이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라며 "제약사 입장에선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어 당분간 시장 활성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화장품에 제약사의 전문성을 결합한 더마코스메틱도 제약업체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제약업체가 개발한 화장품을 총칭하는 말로 쓰인다.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5000억원대로 형성됐던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8700억까지 치솟아 올해는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최근에는 임상시험을 통해 제품력을 입증한 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동국제약(086450)이나 #동아제약이 지난해부터 주요 제품에 대한 중국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제약사들이 본업과 거리가 먼 건강기능식품, 더마코스메틱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이유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다.
일반적으로 복제약이나 개량신약을 제외한 신약을 개발할 경우 성공 확률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10% 남짓이다. 소요되는 기간만 계산해도 후보물질 발굴부터 허가까지 10년 가까이 걸린다.
반면 건강기능식품과 더마코스메틱은 개발 과정이 복잡하지 않은 반면 소비자 층은 넓어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제약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약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나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하는 전문의약품과 달리 건강기능식품이나 더마코스메틱 제품은 비교적 개발 과정이 복잡하지 않은 반면 수요는 꾸준해 안정적인 매출원이 될 수 있다"라며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 특성이 반영된 사업 분야"라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