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동작침법(MSAT). 사진/자생한방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한의통합치료와 동작침법(MSAT)을 동시 적용했을 때 하지방사통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은 최근 허리디스크의 하지방사통 치료에서 동작침법의 효과 정도를 구체적으로 밝힌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불리는 요추추간판탈출증은 척추 뼈와 뼈 사이의 구조물인 디스크(추간판)가 탈출된 증상을 말한다. 디스크는 탄력성이 뛰어나 외부로부터의 물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딱딱한 뼈끼리 직접 부딪히는 현상을 막아준다. 이 디스크가 외부의 큰 충격이나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튀어나오게 되면 염증이 생기고 신경을 눌러 요통, 방사통 등의 통증을 유발한다. 이를 허리디스크라고 한다.
허리디스크의 주요 원인은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 노화 등을 들 수 있다. 척추 뼈가 비뚤어진 상태로 오랜 시간 지속적인 압박을 받으면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눌려 찌그러지면서 벌어진 쪽으로 밀려 나오게 된다. 마치 고무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으로 바람이 밀려서 커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디스크가 심하게 밀려 나온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게 되면 섬유테가 붓고 찢어지거나 안에 있는 수핵이 섬유테를 찢고 터져서 밖으로 밀려 나오기도 한다. 이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은 터진 수핵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을 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물질들이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허리디스크는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디스크가 탈출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제자리를 벗어난 디스크는 엉덩이부터 다리 앞쪽 부위의 감각과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의 운동을 주관하는 4번 요추 신경이나 다리 바깥 부위, 발등, 엄지발가락 감각 등과 관련이 있는 5번 요추 신경 등을 압박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허리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인 요통과 함께 다리 통증 및 저림이 심해져 걷기 등 일상생활이 버거워진다.
디스크로 인해 신경근이 눌려 나타나는 하지방사통은 통증이 매우 극심하며 기침, 재채기 등에 의해 통증이 악화된다. 압박된 신경근이 분포하는 다리(주로 한쪽)에 감각 이상 및 근력 저하를 동반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대소변 장애나 하지 마비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 동작침법(MSAT)을 활용한다. 동작침법은 한의사가 통증과 관련된 경혈에 침을 놓은 상태에서 환자의 수동적·능동적 움직임을 유도해 통증을 단기간에 줄여주는 응급침술이다.
노제헌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 연구팀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약 1년2개월간 허리디스크로 대전자생한방병원에 입원해 하지방사통으로 치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에서는 환자들을 20명씩 나눴다. 첫 그룹은 추나요법과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 한의통합치료만 받게 하고 두 번째 그룹은 한의통합치료와 함께 하지방사통 완화에 활용되는 고관절 동작침법을 1일 1회 추가로 받도록 했다.
연구팀은 치료 전과 치료 후 3일부터 3개월까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요통·하지방사통 숫자평가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 요통·하지방사통 시각통증척도(Visual Analog Scale, VAS)를 측정했다. 숫자평가척도는 통증 정도를 0~10으로, 시각통증척도는 환자가 통증을 100㎜ 선상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두 척도 모두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 두 그룹 모두 치료 후 일주일 만에 요통과 하지방사통 숫자평가척도에서 확연한 개선을 나타냈다. 한의통합치료만 받은 환자의 요통 숫자평가척도는 중간 정도의 통증인 5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동작침법을 추가로 받은 환자들의 경우 4.1로 감소했다.
아울러 두 그룹의 하지방사통 숫자평가척도는 치료 일주일 만에 각각 5.3, 5.1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 시점에서 두 군의 하락값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요통과 하지방사통 모두 감소폭 차이값이 1 정도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치료 후 3~14일차에 각 군의 하지방사통 시각통증척도 변화도 모두 치료 전 심한 통증 정도(60~70점)에서 치료 14일 후 중등도 통증인 40~50점대로 감소하며 통증이 줄었다. 한의통합치료에 동작침법을 받은 환자들의 하지방사통 시각통증척도 변화의 경우 통증은 치료 전 76.7에서 치료 3일차에 56.8로 떨어졌으며 14일차에는 42.6으로 줄어들었다. 요통 시각통증척도도 치료 전 66.6에 달했지만 치료 후에는 약한 통증 수준인 32로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 밖에도 동작침법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허리 기능장애지수를 측정하는 기능장애지수(Oswestry disability index, ODI)와 건강 관련 삶의 질 측정을 위해 개발된 'EQ-5D(EuroQol-5 Dimension)' 지표 변화도 함께 살펴봤다. 그 결과 치료 후 두 그룹 모두 모든 지표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노제헌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통합치료에 고관절 동작침법을 더하면 허리디스크 환자의 하지방사통을 효과적이고 빠르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라며 "의료 현장에서 두 치료법이 동시에 적극 활용된다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Explore' 10월호에 게재됐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