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진 세란병원 신경외과 과장. 사진/세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빙판길 낙상 사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척추압박골절이라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뼈가 골절돼 맞물려 있는 뼈들이 주저앉아 납작한 모양으로 변형되는 경우를 말한다. 골절된 척추뼈가 뭉개져 극심한 요통을 유발하는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지며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있는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척추뼈가 골절됐다고 하면 교통사고나 낙상 같은 외부 충격을 떠올리기 쉽지만 뼈의 강도가 약해져 골절 위험을 높이는 골다공증 역시 척추압박골절의 주요 원인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감소하고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낮은 골밀도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조기 폐경 △약제(스테로이드) △동반 질환 △흡연 △알코올 △류마티스관절염 등이 있다. 골절 원인을 보면 △낮은 골밀도 △저체중 △과거 골절력 △부모 혹은 형제의 골절력 △흡연 △알코올 △류마티스관절염 등이 지목된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골절이 생기면 통증이 생기고 골절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모든 부위에서 골절이 일어날 수 있는데 특히 손목뼈, 척추, 고관절(대퇴골)에서 골절이 자주 발생한다.
골다공증은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가벼운 엉덩방아가 척추골절로 이어질 수 있고 물건을 들어 옮기는 과정에서도 척추가 크게 다치기도 한다.
노화에 따른 골다공증이 있다면 사소한 낙상 사고를 겪어도 뼈가 쉽게 부러진다.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 상태에서 넘어질 경우 발병하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 발병 초기에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 요통으로 치부해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척추압박골절 상태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할 경우 골절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고 척추뼈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굳어져 척추후만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발병 초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척추 변형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겨울철 빙판길에 넘어져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면 이른 시일내에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압박골절을 진단하려면 환자의 병력, 기저질환, 이학적 검사, 신경학적 검진을 시행한다. 영상검사는 단순방사선검사를 통해 특징적인 소견을 확인해야 한다. 또 이학적 검사상 손상부위의 심한 통증 및 압통(두드리거나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유발됨)이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신경학적 검진에서는 마비나 하지 통증이 없음을 확인한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뼈 부분 앞쪽만 손상되기 때문에 앞이나 뒤쪽에서 촬영한 단순방사선촬영(X-ray) 영상에서는 대부분 특이한 이상을 찾을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척추뼈몸통(척추체)의 높이가 줄어든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옆쪽에서 찍은 단순방사선촬영에서는 앞쪽 척추체의 높이가 감소한 소견을 볼 수 있다.
더 심한 손상이 동반된 다른 척추골절 분류에 포함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가공명영상법(MRI) 등의 정밀검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압박골절은 대부분 골다공증 환자에게서 작은 충격이나 힘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의심된다면 골다공증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척추압박골절이 경미한 수준이라면 우선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진행한다. 추가적인 골절을 막기 위해 충분한 침상 안정과 보조기 착용, 소염제 복용 등의 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심한 골다공증으로 골절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 척추 성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장한진 세란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척추압박골절은 문진, 신경학적 검사, 엑스레이 검사, 자기공명영상(MRI)검사 등을 통해 척추압박골절의 정도를 파악해 볼 수 있다"라며 "척추가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굳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이른 시일내에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라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