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영종 종로구청장 "전국 낙상 줄여…건보공단에게 상 받아야"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 필요성 거듭 역설…"한옥 보전은 대한민국 문제"

입력 : 2021-02-26 오전 3: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저에게 상 좀 줘야 합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지난 2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각오와 실천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다.
 
김 구청장은 지난 2011년 권도엽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아파트 화장실 바닥 등을 미끄럽지 않게 시공하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해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주택협회장이 '아파트 못 팔겠네요'라고 해서 '미끄럽지 않다고 선전하면 오히려 아파트가 더 잘 팔린다'고 반박했다"며 "지금까지 노인 낙상 사고가 줄어 의료비 지출이 엄청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자랑거리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촛불 집회에 대한 대응을 내세웠다. 초기 집회들에서 5만명 내지 10만명이 참여했을 때에는, 물에 젖고 밟혀 다져진 쓰레기가 쓸어지지 않았다. 이후에는 군중에게 쓰레기 봉투를 무료 배포하자 100만명이 넘게 와도 깨끗해졌다. 김 구청장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고 결심할 정도면 평화시위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종로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종로구
 
건축사 출신인 그는 부동산 시장 광풍과 개발 열풍이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에 걸림돌이 될까 노심초사다. 김 구청장은 "이명박 서울시장 때 온 서울을 전부 뉴타운 재개발로 다 바꿔놔서 종로구도 40군데 넘게 재개발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10개도 안 남아있다"며 "대한민국 갈등이 얼마나 커졌는지 말도 못한다. 용산철거 사건 났지, 상도동 철거 사건 나고 오죽하면 전철연이 생겼나"고 비판했다.
 
그는 "심지어 이번에는 국토교통부에서까지 강제수용하겠다고 하고, 전부 35층 아니면 안된다고 그러고 40층 50층 허용하라고 난리"라며 "주택을 짓기만 하는 게 아니라 도시를 어떻게 가꿀것인지, 도시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될까에 대한 고민이 좀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개발 기조 속에서 한옥을 지키는 일도 걱정거리다. 김 구청장은 "관광자원이 없어지면 강남하고 똑같아지고 한국에서 볼 게 아무것도 없어진다"며 "강남 빌딩숲은 홍콩·도쿄·상하이에도 있고 어디에나 다 있지만 북촌 모습이나 종로구 모습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익선동 집주인들에게 한옥만 남겨달라고 했더니 내부 기둥만 남기고 다 상점으로 바꿔버려서 한옥들 중 90%가 없어진 셈이 됐다"며 "지금은 청년이 몰려오지만 유행이 지나버린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또 "북촌의 경우 상업용으로 어느 정도 풀어주기는 했지만 너무 풀어줘 익선동처럼 되면 그 때는 북촌이 끝나는 것"이라며 "한옥 소유권은 소유자에게 있으나 훼손의 문제는 대한민국, 공동체, 민족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당장 코앞으로 닥친 3·1절 집회에 대한 걱정도 크다. 김 구청장은 인터뷰 도중 그래프 인쇄물을 하나 꺼내보였다. 지난 1년여간 시기별 코로나19 확진자 분포였다. 김 구청장은 "8·15 집회 때 확진자가 확 늘어났고 다시 줄이려니까 너무 힘들다"며 "시위말고 다른 방법으로 의사표현을 하든가 최소한 규정을 지켜 시위해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사진/종로구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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