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이 안동L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최근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에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높은 시장 성장률과 잠재력이 큰 품목이 유인 요소로 꼽힌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타깃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가 관건으로 언급된다.
29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2021년 바이오인더스트리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0년 113억8000만달러에서 오는 2026년 203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10.1% 성장할 전망이다.
CDMO는 제품 생산에서 원액 등 개발과 관련한 부분이 제외되는 위탁생산(CMO)과 달리 의약품 개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개념이다.
보고서는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전 세계 CDMO 시장의 성장률을 연평균보다 높은 12.4%, 11.9%로 내다봤다.
CDMO 시장 규모 확대로 집중 조명을 받을 품목들도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된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포함해 유전자세포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이 중 유전자세포치료제 분야에선 전문적인 설비가 요구되는 데다 수요도 점차 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CDMO 영역 확대가 점쳐진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CDMO 시장 전망. 자료/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CDMO 사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국내 기업들도 최근 연이어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최근 인천 송도동 인천테크노파크 확대조성 단지인 7공구 Sr14 구역 3만413.8㎡(약 9216평) 부지에 글로벌 R&PD(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센터를 신축키로 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PD 센터 설립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CDMO 사업 확장과 신규 플랫폼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앞서
지놈앤컴퍼니(314130)는 지난 9월 미국 마이크로바이옴 CDMO 전문업체 리스트 랩스(List Labs)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인수 이후 리스트 랩스를 통해 초기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후기 임상 및 상업용 위탁생산까지 확장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CDMO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헬릭스미스(084990)는 기존 사업에 더해 유전자세포치료제 CDMO를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서울 마곡 본사 사옥 내 유전자세포치료제 전문 공장인 CGT 플랜트를 마련했다. 이 시설은 헬릭스미스의 유전자세포치료제 CDMO 시장 진출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다. 헬릭스미스는 내년 5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시설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2일 GC
녹십자(006280)랩셀과 GC
녹십자셀(031390)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지씨셀(144510)도 CDMO 시장 진출을 선언한 곳 중 하나다. 지씨셀은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을 보유한 GC녹십자셀의 제조 역량과 GC녹십자랩셀의 공정기술이 더해져 CDMO 사업 확장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선 활발한 CDMO 진출이 바이오 산업의 성장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단, 론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기존 강자 5개 업체가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CDMO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상황에서 입지를 다지려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산업이 커지면 CDMO 성장도 같이 이뤄지는 구조"라며 "특히 유전자세포치료제처럼 전문적인 분야의 사업은 한 기업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DMO 시장이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국내 업체 입장에서 글로벌 시장을 타깃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자체 역량을 판단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