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통신재난 재발을 막기 위해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발생한
KT(030200) 네트워크 사고와 같은 통신 재난을 막고,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안전한 네트워크를 구현하려는 의도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이중화와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지능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방안을 발표했다. △통신재난 예방·대응 강화 △재난 발생 시 네트워크 생존성 확보 역량 강화 △재난발생 이후 네트워크장애 복원력 제고 △네트워크 안정성 제고 제도 개선 등 4대 과제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코어망 계층화·가입자망 라우팅 분리 등을 통해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가 최대한 생존할 수 있도록 주요기간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코어망의 일부 장비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오류가 전체 장비에 확산되지 않도록 코어망 계층간 오류확산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지역망에서 발생한 오류가 타지역에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가입자망의 라우팅을 독립적인 자율시스템으로 구성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유선망의 장애가 무선망의 인터넷 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무선망에서도 자사 유선망 외 재난 시 활용 가능한 인터넷 접속경로를 확보하는 유무선 접속경로 이중화를 추진한다.
과기정통부가 29일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방안을 마련했다. 자료/과기정통부
중장기적으로는 네트워크 안전관리의 지능화에 나선다. 전국망에 영향을 주는 코어망 오류 예방을 위해 모의시험체계를 활용한 사전검증을 코어망 전체 작업으로 확대하고, 승인된 작업자·장비·작업시간만 허용토록 작업관리 중앙통제를 강화한다. 이 경우 통제 우회작업은 제한할 계획이다. 아울러 AI,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등을 통한 네트워크 안전관리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 확대하고 활용도 강화한다. AI 자동관제는 가입자수가 많은 가정용 인터넷, 인터넷(IP)TV부터 적용하고, SDN도 고객 개통업무 등 정형화된 업무부터 적용한다. 통신사와 협조해 기간통신망의 사전 시험검증이 가능하도록 실제 통신망과 유사한 디지털트윈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통신사 상호 협력체계를 통해 통신사의 자체적 복원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예비복원수단을 제공해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타 통신사 로밍 규모를 기존 200만에서 300만으로 확대하고, 재난 시 타 통신사 가입자에도 공공·상용 와이파이를 개방하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백업 서비스도 지원한다.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유선 인터넷에 장애가 있더라도 휴대폰으로 테더링해 무선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표준 공용단말을 개발해 긴급시 타 유선망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이날 e브리핑을 통해 "소상공인 시스템의 경우 6~7개월 정도 개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쯤에는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이 29일 e브리핑을 통해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e브리핑 방송화면
과기정통부는 네트워크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에도 나선다. 이용자가 네트워크 장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SMS)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즉시 고지하도록 하고, 네트워크 안전성 조치현황 연차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할 계획이다.
홍 정책관은 "내년 상반기 중 코어망 계층화라든지 가입자망 라우팅 분리 등의 작업들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법률 전문가와 협의를 해 전기통신사업법하고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을 살펴 이번 방안이 이행력을 담보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