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마지막 고지는 '코로나 생계민심'…이재명 승부수 '대규모 추경'

이재명·민주당, '557만 소상공 못 잡으면 대선승리 장담할 수 없다' 위기감
소상공인 지원확대, 카드 수수료 개편, 부채탕감 이어 대규모 예산 지원까지
기재부 개편론 꺼내…"공무원은 국민 대리인, 국민 명령 따라야" 압박 나서

입력 : 2022-01-03 오후 5:27:24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새해부터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꺼낸 건 대선 승리를 위해 마지막으로 넘을 고지가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생계민심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이 후보는 2030세대와 부동산 민심 수습과 관련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부의 경제방역 실패로 여당에 등을 돌린 소상공인 민심을 얻지 못하면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대규모 추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 후보가 추경 성사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야당을 압박하고 나선 건 이런 맥락이다.
 
이 후보는 3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국가의 방역정책에 협조하느라 피해를 본 특정인과 그룹엔 지원과 보상이 필요하다"면서 거듭 추경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경제방역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선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틀 연속 "모두의 손실과 어려움에 지원·보상을 하는 게 필요하다"(3일), "대대적·선제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1일)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방역지원금) 지급 의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대규모 추경을 주창한 건 건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 생계민심을 수습하려는 전략 차원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소상공인 숫자는 557만명이다. 대전·세종·충북·충남 인구를 합친 숫자와 맞먹는다. 소상공인들은 사적모임 금지 등 정부의 방역지침 강화로 매출은 급감했고, 생계를 유지하느라 빚만 늘어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분노한 소상공인들이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들을 잃는 건 충청권 전체를 잃는 셈이다. 여기에 가족까지 더하면 1000만표의 행방이 달려 있다. 사실상 대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이 후보는 급히 소상공인 지원대상 확대, 카드 수수료율 개편, 부채탕감 정책 등을 내놨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을 위해선 대규모 추경을 통해 지원과 보상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게 됐다.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생계민심 수습은 이 후보에게 마지막 남은 고지다. '반드시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해 10월10일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줄곧 2030세대와 부동산민심, 생계민심이라는 '3대 위협'에 시달렸지만, 차츰 하나씩 돌파하는 중이다. 우선 이 후보는 2030세대와 소통을 늘리고 청년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청년층과의 소통에 공을 들였다. 가상화폐 과세 유예를 주장했고, 게임 유튜브채널에 출연하는 등 눈높이를 맞췄다. 부동산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수도권 노른자땅 30만호 공급 △공시가격 재검토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합부동산세 일시 완화 △취득세 감면 △월세 공제 확대 등을 잇따라 내놨다.
 
이 후보의 진심과 소통, 정책 등이 빛을 발하면서 최근 연말·신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다자·양자대결에서 윤 후보를 꺾는 성과를 거뒀다. 2030세대 표심에선 윤 후보를 제쳤고, 부동산에 민감한 서울 민심도 이 후보에게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물론 국민의힘 선대위에 닥친 내홍과 윤석열 후보의 실언 등이 겹친 반사이익 효과도 컸다.
 
이 후보가 최근 기획재정부 개편론을 꺼낸 것도 추경 성사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예산권과 관련해 "기재부에서 예산기능을 좀 떼서 청와대 직속, 또는 총리실 직속으로 바꿀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간 기재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쳐달라는 이 후보에 맞서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 문제를 놓고 번번이 갈등을 빚어왔다.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마포구 소재 더불어민주당 미래당사 '블루소다' 개관식에 참석해 2030세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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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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