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공정당국이 디지털 경제분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특히 자사상품만 부각시키는 모빌리티·온라인쇼핑 분야의 '자사상품우대' 등 연관시장의 독점화를 겨냥한다.
앱마켓 분야의 경우는 입점업체가 경쟁플랫폼과 거래를 방해하는 멀티호밍제한에 조준한다. 온라인 여행사(OTA), 숙박앱 등의 불공정행위에도 집중 감시 대상이다. 또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제정하는 등 디지털 공정경제 분야의 기본 틀도 제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디지털 공정경제 구현을 위한 '2022년도 업무계획'을 4일 밝혔다.
올해 공정위의 업무계획을 보면, 디지털 경제에서의 경쟁촉진 및 소비자 권익증진, 대 · 중소기업 간 포용적 거래환경 조성, 대기업집단의 건전한 지배구조 및 거래질서 정립 등 3대 핵심과제와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공정·소비자피해 대응 등 2개 현안 과제가 담겼다.
공정위는 혁신 분야의 불공정행위 감시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모빌리티·온라인쇼핑 분야에서의 자사상품을 우대해 연관시장까지 독점화하는 이른바 자사우대 행위와 앱마켓 분야에서의 멀티호밍제한 등 플랫폼사업자의 독점력 남용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한다. 멀티호밍제한이란 입점업체가 경쟁플랫폼과 거래하는 것을 방해해 시장의 독과점적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행위를 가리킨다.
또 웹툰·웹소설 분야의 2차 저작권 양도 요구, 음악저작권 분야의 경쟁사업자 진입차단 등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불공정거래도 감시 대상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음원서비스 등 디지털 구독서비스의 까다로운 이용해지 절차, 과도한 취소 수수료 등의 실태도 파악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디지털 공정경제의 기본규범도 제도화한다.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제정해 플랫폼거래에서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도 전면개정할 계획이다. 또 플랫폼의 특성을 반영해 시장획정, 지배력 평가기준 등을 구체화하고, 대표적인 경쟁제한행위 유형을 예시하는 심사지침도 제정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대·중소기업 간 포용적 거래환경 조성에도 힘을 쏟는다. 이를 위해 온라인쇼핑몰·TV홈쇼핑 분야 표준거래계약서를 개정하고, 치킨·제빵·편의점 업종에 도입된 '장기점포 가이드라인'을 외식업종 전반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 가맹정보공개서 등록·공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대기업집단의 1차 협력사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를 위한 세부 절차, 중기중앙회의 하도급대금 조정협의 방법·절차도 마련한다. 힘의 불균형을 악용한 자동차 분야 하도급거래 실태를 점검하고, 화학 등 전속거래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대기업집단 지배구조·거래질서와 관련해서는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해 동일인 정의규정을 마련한다. 동일인 관련자의 범위를 합리화하는 등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아울러 난방기기, 주택, 의류·패션, 요식업 등 국민생활 밀접 업종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도 집중 대상이다.
소비자 피해 보호와 관련해서는 방역단계 조정 시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OTA, 숙박앱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의 중소 숙박업소·여행업계 대상으로 불공정 감시를 강화한다.
골프장·장례식장·대학기숙사 등의 이용약관상 일방적 계약해지, 과다한 위약금 부과 등 불공정조항도 점검한다.
사건처리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사건업무 개선 테스크포스(TF)' 3개 분과를 운영해 방안을 마련한다. 신속한 분쟁해결과 피해구제를 위해서는 '대체적분쟁해결(ADR)'을 활성화한다. 가맹분야에서는 고충상담, 분쟁해결, 피해예방 교육, 소송지원 등을 수행 중인 '가맹종합지원센터'를 다른 갑을분야로 확대 추진한다.
김재신 공정거래부위원장은 "지난 4년 반 동안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등 취약 분야에서 을에 대한 보호장치를 확충하고, 기업집단 규율법제를 개선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는 디지털 공정경제 구현으로 지속가능한 혁신기반을 마련하고, 갑과 을이 동행하는 따뜻한 시장환경 조성과 대기업집단의 건전한 지배구조와 거래질서를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 디지털 경제분야 불공정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공정위 정부세종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