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이 균형발전 성과 의지를 다지고 있다. 코로나 위기극복을 비롯해 종전선언과 탄소중립, 균형발전, 공급망 확보가 최근 문 대통령 최대 관심사다. 동남권 철도건설사업 개통식과 동해선 철도건설사업 착공식에 이어 구미형 일자리 공장 착공식까지, 최근 3주간 일정을 보면 문 대통령의 균형발전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3일 첫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고 "초광역 협력을 반드시 성공시켜 국가균형발전의 실효성 있는 대안임을 증명해야 한다"며 지역발전의 새 모델이 되기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초광역 협력은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국가균형발전 핵심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2월 중 특별지자체 출범을 앞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해 3대 초광역권과 강소권에서도 협력이 시작되고 있다"며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는 수도권 일극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간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지역 주도의 초광역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부·울·경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광주·전남, 충청권에도 초광역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특히 "지역의 활력을 살리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지역경제는 나라 경제의 근간이다. 소상공인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비롯해 지역 소비 회복 방안을 적극 논의해 주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또 "중장기적 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도 선제적으로 준비되고 점검되길 바란다"고 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중앙지방협력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이날부터 시행되면서 대통령 주재 하에 중앙과 지방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모여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과 관련한 주요 정책 등을 심의하기 위한 회의체다. 당초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인 '제2 국무회의 신설'이 2018년 3월 대통령 개헌안으로 발의됐지만 무산됐고, 이후 중앙지방협력회의법으로 제정돼 지난해 6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날부터 시행됐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시·도지사 간담회가 운영돼 왔지만 법률로 규정되고 구속력을 갖춘 제도로서 '제2 국무회의'의 성격을 갖는 중앙지방협력회의가 공식 출범하게 된 것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수도권의 지나친 집중과 지역 소멸을 막고, 4차 산업혁명과 탄소중립에 대응하는 한편 중앙과 지방의 경계를 허물고 지방과 지방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서는 새로운 거버넌스가 필요한데, '중앙지방협력회의'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껏 기대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방분권 개헌은 추진돼야 할 것이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혜를 모으고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균형발전과 관련한 지역 일정 소화에 열심이다. 지난해 12월28일 동남권 철도건설사업 개통식에 이어 이달 5일에는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 착공식에, 11일에는 구미형 일자리 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각각의 일정이 의미하는 바는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균형발전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동남권과 동해선 철도건설사업은 초광역 협력 권역 내 주요 거점을 잇는 교통망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구미형 일자리 공장 건설은 상생형 지역 일자리 창출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적 격차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발전의 의미를 갖는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균형발전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수도권 집중도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국가균형발전은 임기 마지막까지 놓칠 수 없는 과제"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문재인정부의 국가균형발전 2.0이 다음 정부에서 활짝 꽃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