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부산·울산·경남(PK) 공략 총력전에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아예 부산에 진을 쳤고, 21일엔 당 지도부가 부산으로 총출동한다. 이재명 후보도 주말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부산에서 진행하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인 영남을 공략, 외연을 확장해 대선 승리까지 거머쥔다는 전략이다.
송영길 대표는 17일 오전 부산시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선대위 회의를 열고 "새해 첫날 이재명 후보가 부산을 방문했고, 저도 이번에 부산을 방문했다"며 "그만큼 우리 민주당이 부산의 중요성을 얼마나 깊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PK 민심에 공략에 공을 들였다. 송 대표가 부산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건 PK가 보수의 기반이자, 수도권에 이어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PK를 놓치고 대선에서 이긴 사례가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인제씨의 탈당과 PK 표 분산이 있어 집권이 가능했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와 매주 실시하는 '선거 및 사회현안 정기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12월4주차에 지지율 40.1%를 기록한 후 좀처럼 40%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당 내홍을 수습하고 전열을 재정비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외연을 확장해 40%대 지지율에 안착하지 못하면 대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 보구녀관에서 열린 청년 간호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송 대표는 지난 15일부터 부산에 내려가 상주 태세에 돌입했다. 송 대표는 설 전까지 2주 동안 PK를 순회하며 밑바닥 민심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21일엔 당 지도부가 부산에 총집결, 대대적인 '이재명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도 이번 주말 매타버스 방문지로 부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오는 26일에도 국가비전과국민통합위원회(국가비전위) 공동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송 대표는 부산에서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을 직접적으로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송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가진 선대위 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강조하면서 "민주당 정부가 강력히 주장해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됐다"면서 "특별법이 통과될 때 반대투표를 한 33명 중 국민의힘 소속이 25명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앞서 지난 15일 윤석열 후보가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공약한 것에 대해선 "특별법엔 이미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며 "해당 절차는 민주당이 주도로 법이 통과돼서 사실상 추진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공약의 우선권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지역 여권 일각에서는 송 대표의 선거운동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송 대표가 호남 색채가 강한 데다, PK와 특별한 인연이 없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소원했던 관계를 들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선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