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문서화 이견…중흥, 대우건설 인수 막판 '잡음'

중흥그룹, 서면합의 불가…"법적 지위 없어"
대우건설 노조 "딜클로징 이후 총파업 불사"

입력 : 2022-01-18 오후 4:03:27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본사. 사진/대우건설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대우건설 인수 작업이 딜클로징(거래 종결)을 앞두고 있지만, 중흥그룹과 대우건설(047040) 노동조합간 입장차가 여전한 모양새다. 중흥그룹이 인수 조건 문서화를 거부한 데 대해 노조 측이 인수단 사무실을 점검하는 등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전날 을지로 소재 대우건설 본사 동관 7층에 마련된 중흥그룹 인수단 사무실 앞을 점거하고 출입저지 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인수단은 전원 대우건설 본사에서 철수했다.
 
대우건설 노조 측이 시위를 전개한 데에는 중흥그룹이 인수조건 문서화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앞서 노조는 △독립경영 담보를 위한 대표이사 내부 승진 △사내 계열사 외 집행임원 선임 인원 제한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본부 분할매각 금지 △자산매각 금지 △고용 안정 등을 담은 서면 합의서를 요구했다.
 
중흥그룹은 노조 측의 요구에 법적 권한이 없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직 산업은행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딜클로징 이후 협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아직 대우건설과 노사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서면 합의를 한다는 것은 주주권 및 경영권 침해"라며 "현재 노조측에서 많은 요구를 하고 있어 현재 상황에선 부담스럽고 딜클로징 이후 정식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노조가 시위를 진행하고 있지만, 인수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작업은 막바지로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기업결함심사 결과가 발표되면 다음달 말 딜클로징이 예정돼 있다.
 
다만, 대우건설 노조 서면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딜클로징 이후에도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모든 매각 과정에서 인수자는 딜이 마무리되기 전에 피인수기업 노동조합을 상대로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과 단체협약 승계를 해준다"며 "중흥그룹이 고용보장을 비롯해 단체협약 승계, 독립경영 보장 등을 구두로는 약속하지만 법적 지위가 없다는 이유로 문서 확약은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 노조위원장은 "모든 M&A(인수합병)는 그 과정에서 합의서의 효력 발생 시점과 종료 시점을 담은 합의서를 딜클로징 이전에 작성하는데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은 구조조정을 생각하고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으며 노조 입장에선 반대할 수밖에 없으며 딜클로징이 끝날 때까지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딜클로징 이후에도 임단협을 통해 쟁의권을 확보한 이후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7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문 50.7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인수 작업 마무리 단계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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